귀여운 Upper Austria의 마을, Vöcklabruck.
비엔나에서 학교를 다니기 때문에 다른 도시를 구경다닐 기회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주머니 사정 빡빡한 학생 입장에선 조금만 움직여도 다 돈이라 맘 놓고 여행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조금은 봐야되지 않겠나. 아직 추위가 채 가시지 않았던 3월의 어느 주말, M의 부모님이 사시는 Upper Austria의 작은 마을 Vöcklabruck에 다녀왔다.
새로 생긴 Westbahn을 이용했다. Westbahn은 비엔나와 잘츠부르크 사이의 구간만을 운행하는 고속 열차이다. 하지만 기존의 ÖBB와는 달리 Vocklabruck역에 정차를 하지 않으므로 Attnang역에서 내려서 이동해야 한다. 그 부분이 조금 번거롭지만 사실 그것만 빼면 Westbahn은 매우 편리했다. 우선 표를 미리 살 필요가 없이 열차에 탑승 한 뒤 직원에게 구매하면 된다. 물론 자리를 미리 지정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앉아갈 수 없을 정도로 열차가 혼잡하지도 않다. 또한 새 열차라 시설이 깨끗하고 좌석도 넓어서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한 시간 반만에 Attnang에 도착했다.
Attnang역에서 Vöcklabruck까지는 차로 10분 거리.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비엔나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아기자기한 매력이 느껴졌다. 비엔나의 보통 건물들도 4~5층이지만 비엔나에는 큰 건물들이 조금 더 많다. 서울과 비교하자면 비엔나도 촌 동네이지만, 비엔나와 비교하니 Vöcklabruck도 만만치 않게 시골 느낌이다. 하지만 우리 나라 시골 마을하고는 또 조금 다른 느낌. 아무래도 건물들이 조금 더 예쁘다.
Vöcklabruck이라는 지명을 처음 들었을 때 영어의 “brook”이라는 단어가 연상되면서 무언가 시내와 관련 된 지명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예감이 맞았다. Vöcklabruck에는 Vöckla라는 개울이 마을을 통과해 흐른다. 여름엔 Vöckla 개울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도 있고 근교의 공원에서 산책을 할 수도 있다. 또한 Vöckla를 따라서 조깅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다. 여느 마을의 개울이 그러하듯 Vöckla 개울도 Vöcklabruck이란 마을의 중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곳이 Vöcklabruck의 중심가이다. 센터라고 하기엔 조금 민망할만큼 작지만 그래도 있을 건 다 있다. 사진의 중심부에 보이는 시계탑은 “Oberer-Stadtturm”이라고 한단다. Vöcklabruck의 상징물 같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 시계탑 근처로는 오스트리아의 주 은행 지점들과 크고 작은 옷가게들이 밀집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지금 이 마을에 살라고 한다면 답답해서 못할 것 같기는 하다. 아기자기하고 깨끗하고 예쁜 마을이지만, 이미 너무 도시 생활에 익숙해져서인지 당장은 불편할 것 같다. 하지만 나중에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으면 아이들 키우기에는 참 좋은 도시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슈퍼마켓, 베이커리부터 시작해서 호텔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미니어쳐 같이 작고 아기자기한 마을, Vöcklabruck. 유명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한 번쯤은 방문해볼만 한 곳이다. 조용하고 아기자기한 오스트리아의 소도시를 구경하고 싶다면 Vöcklabruck을 한번 방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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