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비엔나 시청
비엔나에 도착한 후 지금까지 지난 3개월 간의 이야기를 순서대로 풀어놓자니 아직도 3월 이야기이다. 아무래도 현재와 과거를 오가면서 포스팅을 해야할 것 같다. 옛날 이야기만 하면 지루하니까. 비엔나 시청은 “ersten Bezirk (1 구역)”에 위치하고 있다. 시청이니 당연히 센터에 있나보다.
시청으로 향하는 길에 매우 흥미로운 사진을 한 장 찍게 됐다. 뒤로 보이는 시청 건물, 막 그곳을 통과 하고 있던 전차, 그리고 손님을 태운 마차까지. 뭔가 옛것과 지금의 것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뭐가 특별한가 모를 정도로 이 곳에서는 평범한 풍경이지만, 우리나라에는 없는 전차도 마차도 있으니 우리네에게만은 신기한 풍경 임에 틀림없다.
3월의 비엔나 시청 앞에는 아이스 스케이팅 링크가 설치 되어있었다. 시민들이 자유롭게 와서 스케이팅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인상 깊었다. 하지만 이 스케이트장이 이미 1월부터 이 곳에 있었다는 것은 함정. 내가 갔을 때는 이미 끝물이라 사람들도 많이 없었고 스케이트장 내부도 뭔가 질척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스케이트 타는 사람들만큼은 모두가 아이처럼 즐거워 보였다. 대부분 아이들이기도 했고.
스케이트장 옆에는 어린이들의 주머니 털기용 과자 가판대가 있었다. 실 가는데 바늘 따라가야지. 애들이 우글거리는 곳에 이런 곳 하나 없으면 너무 허전하지 않나. 우리 나라 같았으면 솜사탕 파는 아저씨도 어딘가 있을법 한데. 비록 스케이트는 안 탔지만 이왕 이 곳을 지나는 김에 과자라도 하나 사먹어보자 싶어서 진저브래드를 하나 샀다. Sexy Maus라는 문구가 귀여운 진저브래드였다. 맛은 예상했던, 알고 있던 바로 그 맛. 특별한 건 가격뿐이었다. 도둑놈들.
우리들의 시청은 그냥 민원을 보는 공간인데 여기 시청은 사람들이 와서 사진 찍고 가는 관광 명소에 철마다 시민들과 함께 하는 이벤트도 열리니 참 생소하면서도 부러웠다. 건물이야 그냥 흔한 유럽의 멋이라고 쳐도 시민들을 위하고 시민들과 무언가를 함께 한다는 아이디어는 참 좋은 것 같다. 넓은 광장 놀려 뭐하나. 콘서트도 하고 스케이트장도 만들고 그러는거지. 아무튼 보기 좋았다. 이런 마인드는 따라해도 부끄럽지 않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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