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레시아 지방의 요리, Kluski śląskie (Kluski slaskie) 도전
얼마 전에는 폴란드식 만두인 피로기를 만들었었는데, 오늘은 또 다른 폴란드의 가정식 Kluski śląskie에 도전 해보았다. 오스트리아에 와서 폴란드 음식만 만드는게 이상하겠지만, 폴란드인이신 M의 어머니께서 무한 레시피를 제공해주고 계시기 때문에, 자꾸 만들어보게 된다. 제목에서 말한 실레시아 지방(Silesia)은 폴란드 서남부와 체코 동북부에 걸친 지역의 역사적 명칭이다. 여러 민족이 뒤섞여 살았고, 석탄 등의 자원이 풍부하여 이 지역의 귀속을 두고 다툼이 잦았다고 한다. [위키피디아-실레시아] 어쨌든 이 실레시아 지방 중 가장 큰 곳이 바로 폴란드의 브로츠와프라는 도시인데, 이 곳이 바로 M의 어머니의 고향이다. 즉 이 레시피는 오리지날이란 말씀. 요리의 이름인 Kluski śląskie는 영어로 하자면 Silesian dumplings, 실레시아 지방의 만두라는 뜻이다.
우선 재료는 크게 특별할 것이 없다. 샐러드용 감자가 아닌 좀 더 부드러운 감자인 ‘Heurige’ 감자와 감자 전분 가루만 있으면 기본 재료 끝. 소스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서 추가 재료 준비가 달라지겠지만, 나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양송이 버섯 & 양파 소스를 만들기로. 소스는 기름을 조금 두른 팬에 양파와 양송이 버섯을 넣어 충분히 익혀주고, 마지막에 버터를 조금 넣어주면 끝. 간은 소금과 후추로 한다. 양송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베이컨을 이용해도 좋고, 아예 고기를 이용한 요리를 만들어 얹어 먹어도 좋다. 자자, 그건 취향대로 하기로 하고.
정신없이 요리하다보니 디테일한 사진들을 많이 놓쳤는데 딱히 복잡할 것이 없으니 그냥 말로 설명하겠다. 우선 감자를 소금물에 푹 삶아낸 후 곱게 으깨준다. 이 Heurige 감자는 하도 타박해서 포크로만 뭉개줘도 잘 뭉개지므로 힘들 것은 없다. 그리고 으깬 감자를 충분히 식혀준 후 전분가루를 재료의 1/4만큼 넣어서 만죽을 만든다. (이 때 감자를 충분히 식혀주는 작업이 중요하다. 전날 저녁에 감자를 미리 삶아 두어도 좋다. 감자가 충분히 식지 않으면 반죽이 잘 안 만들어 진다.) 그런 다음 손가락 두세개만한 크기로 빚어서 끓는 물에 데쳐내면 완성. 중간이 살짝 들어가 있는 이유는 소스가 고이게 하기 위함이니 모양에 너무 집착하지 않아도 좋다. 생각보다 조금 크게 만들어진 감이 있지만 그래도 맛만 좋다면 무슨 상관이겠나.
데친 반죽에 미리 준비해두었던 양송이 소스를 얹어서 먹으면 요리 완성. 취향에 따라 소금 간을 더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 정말 간단하지 않나. 우리나라 수제비도 만들려면 국물도 내야하고 야채도 많이 썰어 넣어야 하는데, 이건 정말 초간단 레시피이다. 물론 소스에 좀 더 공을 들이게 되면 레시피가 더 복잡해질 수도 있겠지만, 양송이 소스만으로도 충분히 맛있다. 주 재료가 감자이다보니 배도 부르고 감자 특유의 쫀득한 맛이 있어서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도 잘 맞을 것 같다. 폴란드는 주식이 감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감자를 많이 먹는 것 같다. 여러가지 음식을 먹어봤지만 늘 감자가 들어가는 것 같다. 피로기만큼 손이 많이 가지도 않으면서 감자의 맛을 잘 살린, Kluski śląskie. 한번 도전해볼만 하지 않나. 별다른 재료가 들어가지 않아서 우리 나라에서도 충분히 쉽게 따라만들 수 있을 거다. 다음엔 꼭 오스트리아 요리를 해봐야지.
Leave a Reply
Want to join the discussion?Feel free to contribu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