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출국 그리고 피곤한 여정…
새로운 경험과 도전은 언제나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하지만 더 이상 20살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이미 가진 것들을 포기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기란 여간 쉬운 결정이 아니다. 나 또한, 오스트리아로 오기까지 기나긴 시간 동안 과연 이 결정이 옳은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경험만을 좇아서 내 나라를 떠나는 것이 과연 현명한 선택일까. 정말 오랫동안 “나”라는 사람의 인생에 대해서 고민했지만, 결론은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할 수 없다” 였다. 어찌됐든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훨씬 많이 남은 젊은이 아닌가. 살아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인생이란 것에 애초부터 답이란 게 있었을리가 없었다.
10시간에 다달하는 기나 긴 비행을 마치고 비엔나 공항에 도착했던 게 벌써 세 달 전. 대한항공 직항 항공을 이용했는데 성수기가 아니여서인지 비행기 안이 텅텅 비어있었다. 태어나서 그렇게 텅 빈 비행기를 타보기도 처음이다. 서너 편의 영화를 보고 두 끼의 식사를 먹고 나니 어느 덧 비엔나 공항에 도착해 있었다. 마중 나온 M과 함께 친구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로 향했다. 저녁 늦게 도착했는데도 날 위해 저녁 식사를 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원래 사람이란 게 그런 작은 정성에 더 감동하는 법. 자칫 쓸쓸할 수도 있었던 비엔나에서의 첫날 밤은 그렇게 친구들과 떠들석하게 웃고 떠들며 지나갔다. 정말 피곤했지만, 어떻게 보면 가장 근심 걱정 없었던 밤이 아니었을까 싶다. 나의 비엔나 여정이 시작되었던 바로 그 날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의 이야기들이 이 글을 읽어주고 있는 고마운 여러분께 더 큰 재미를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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