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의 대통령이 사는 곳, Hofburg Palace (호프부르크 궁전).
한국에 청와대가 있다면 비엔나에는 이 곳, Hofburg 궁전이 있다. 1279년부터 여러 왕들의 정부가 존재 해 왔다는 이 곳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합스부르크 왕가가 겨울 동안 머무르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여름에는 쉔브룬 궁전에 머물렀다고 한다.) 지금은 비엔나의 대통령의 공식적인 거주지이자, 도서관, 박물관, 승마 학교, 공원 등이 위치하고 있는 관광 포인트이기도 하다.
입구가 여러 군데가 있는데 나는 잔디 밭이 있는 쪽으로 들어가보았다. 한가롭게 누워서 햇빛을 즐기는 사람들을 배경으로 호프부르크 궁전 전체가 나와있는 지도가 놓여 있다. 지도를 보고 가고 싶은 곳을 찾아 가도 되지만, 너무 넓어서 지도가 꼭 필요한 그 정도의 스케일은 아니므로 그냥 찬찬히 걸어서 돌아봐도 구경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날씨도 좋고 하늘도 파래서 사진이 예쁘게 나오는 날이었다. 여담이지만, 아직 9월도 오지 않았는데 여긴 이미 가을을 맞이하는 느낌이다. 해도 부쩍 짧아지고 30도는 커녕 25도를 밑도는 기온에 저녁엔 벌써 자켓이 필요한 날씨. 뭔가 아쉽다. 한국은 그래도 9월까진 더운데. 여긴 이제 곧 겨울이 올 것만 같은 느낌이다.
위에서부터 비엔나 세계박물관, 도서관, 대통령 거주지, Prince Eugene of Savoy의 동상이다(사부아카리낭 공자 프랑수아 외젠). 이 날도 가족 단위 관광객들부터 시작해서 단체 관광객들까지 수많은 관광객들이 주변을 관광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여름이 특히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시즌이기도 하지만, 정말 유럽의 나라들은 관광수입이 없으면 정말 휘청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어딜 가나 세계 각국에서 오는 관광객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게 중에는 정말 눈뜨고 보기 힘든 민폐 관광객들도 많은데, 대부분이 아시안 관광객들이다. 경제적으로는 많이 성장해서 이런 곳에 여행도 올 수 있을 정도로 부유해졌을지 몰라도 다른 나라에 가서 그 나라 법규를 지키지 않고 그 나라 시민들에게 불편함을 유발하는 행동을 서슴치 않는 건, 의식이 성장하지 않았다는 증거 아니겠나. 반성해야 된다. 이 곳에서는 특히 일본인 관광객들이 악명 높다.
뻥 뚫린 넓은 부지에 귀티나는 건물들 사이로 공용 화장실이 놓여있는데 이름이 Special Box, Pipi Box라고 되어있어서 뭔가 귀여운 느낌이었다. 쉔브룬 궁전, 벨베데레 궁전에 이어 호프부르크 궁전까지, 비엔나를 관광하다보니 새삼 오스트리아가 과거엔 정말 한가닥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합스부르크 왕가는 정말 대단하지 않았나. 지금은 유럽에서도 비록 아주 작은 나라에 속하지만(땅 크기는 겸손하지만 경제력은 겸손하지 않다), 예전엔 천하를 호령하던 힘센 국가였다. 그래서인지 궁전 같은 것들은 확실히 볼거리가 풍부하고 스케일도 큰 것 같다. 그리고 링을 따라서 대부분의 중요한 건물들이 거의 다 모여 있기 때문에, 관광을 하기엔 정말 편리한 구조다. 알면 알 수록 볼거리도 많고 매력도 많은 비엔나 그리고 오스트리아. 점점 더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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