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전통 음식, Mohnnudeln.
요즘들어 매콤한 떡볶이가 그렇게 먹고 싶었드랬다. 양념이 듬뿍 묻은 오뎅과 라면사리를 후루룩. 엄마가 집에서 해주던 떡볶이에는 오징어도 들어있었는데. 양배추를 듬뿍 넣어도 맛있지. 삶은 계란 하나는 필수. 오뎅 국물 한 사발만 마시면 정말 소원이 없겠다. 딱히 어려운 것도 아닌데 왜 여태 한 번도 해 먹을 생각을 안 했지. 다음에 낙원 슈퍼 갈 때는 떡볶이 거리나 잔뜩 사와야겠다. 아 생각만 해도 군침 돈다. 아무튼 오스트리아에서 떡볶이와 흡사한 비주얼의 음식을 발견했으니, 바로 Mohnnudel이다.
Mohnnudel은 감자로 만든 떡에 버터, 곱게 간 양귀비씨와 설탕을 넣고 버무려 먹는 음식으로 오스트리아 전통 음식이다. 하지만 보고 또 봐도 저건 영락없는 떡볶이 떡. 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쌀떡이 아니라 감자로 만든 떡이라는 점. 어느 슈퍼에 가나 냉동 코너에서 만나볼 수 있다. 티비 속 재래시장에서는 바로 요리해서 팔기도 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파는 걸 본 적은 없다. 양귀비가 많이 재배되는 Waldviertel 지방의 이름을 따서 Waldviertler Mohnnudeln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달콤한 음식이니 디저트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전통적으로는 메인 요리로 먹던 음식이란다. 저게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500g짜리 한 팩을 사면 칼로리만 무려 1,000 칼로리. 이런 걸 디저트로 먹었다간 돼지되기 십상. 감자떡의 짭쪼름한 맛에, 양귀비씨 특유의 향과 버터&설탕이 만들어 내는 부드러운 달콤함. 정말 별미 중의 별미다. 물론 내가 먹고 싶은 떡볶이와는 전혀 다른 맛과 매력의 음식이었지만 그래도 아주 만족스러운 한 끼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 더 많은 오스트리아 음식을 시도 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