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ZEANIA “Dance through the day” 야외 DJ파티

2013년 5월 1일, 아주 흥미로운 야외 DJ 파티가 대뉴브에서 열렸다. (Nussdorf, Vienna) 이 행사는 2011년부터 시작해서 올해로 세 돌을 맞은 행사인데, 비엔나 각계의 예술가들이 모여서 개최하는 행사이다. 작년까지만해도 불법으로 진행되었던 이 행사는 올해부터는 시의 정식 지원을 받아서 열리게 되었다. 예술과 사람을 사랑하고 환경을 위하고, 테마는 엄청 거창해 보이는데, 솔직히 무엇을 말하고 싶은건지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그냥 히피스러운 느낌.

ozeania4 ozeania5 ozeania6이 날 다른 계획이 있어서 저녁 무렵이 되서야 대뉴브로 향했다. 하루 종일 춤추고 마신 젊은이들의 열기가 대뉴브를 이미 달구어 놓았더라. 대체 이 많은 젊은이들이 어디서 왔나 싶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고, 대부분 제정신은 아닌 듯 했다. 취한 사람들 사이에서 나만 멀쩡하면 뭔가 손해보는 것 같은 그런 느낌 있지 않나. 내 기분이 딱 그랬다. 하루 종일 대뉴브에 있었던 친구들은 하루종일 춤추고 놀았는데도 지친 기색 하나 없어 보였다.

물론 이런 분위기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땀에 쩔은 사람들과 살 부비기 싫고, 사람 많은데 질색하고, 만사 귀찮은 사람들, 물론 있다. 그래도 시에서 허가하고 예술가들이 주도한, 다른 곳이 아닌 바로 비엔나에서 일어나는 행사 아닌가. 수많은 젊은이들이 이 행사를 알고 찾아와서 즐기는 것만으로도 이 행사는 그 의미를 찾은거나 마찬가지다. 또한 본인들만의 확연한 의식을 가지고 이런 행사를 주도하고자 하는 마음을 먹은 예술가들이 많이 있다는 것 자체도 매우 부러운 일이다. 비록 많은 이들처럼 하루 종일 춤추고 즐기는 것은 못했지만 그래도 구경한 것만으로도 뭔가 에너지가 샘솟는 그런 행사가 아니었다 한다.

오스트리아에서 비치 라이프를 즐기는 법

오스트리아에는 바다가 없다. 그래서 수산 시장도 없고, 마트에 수산물 코너도 없고, 식당에 가도 해산물 메뉴가 잘 없다. 처음엔 먹는 것만 불편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바다가 없다는 건 즉 해변도 없다는 말, 갑자기 여름 맞을 맛이 안났다. 그러던 와중 친구들에게 비엔나 근교에서 서핑 대회가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아니, 바다가 없는데 서핑을 한다고? 무슨 큰 호수에서 서핑을 한다는데, 아니 호수가 커봤자 얼마나 크겠냔 말이다. 의구심이 들었지만 속는셈 치고 한 번 가보기로 했다.

pedesddorf1 pedesddorf2이 날따라 날씨가 얼마나 화창한지 5월이었는데도 한여름만큼이나 더웠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뭔가 물가에 온 것 같은 냄새가 났다. 바닷가에 놀러온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그리고 가뜩이나 의심스러운데 입장료까지 받았다. 성인은 1인당 7유로, 어린이는 3유로. 싸지 않다. 유럽에는 사유지인 해변이 많아서 입장료를 받는 곳도 있다고 듣기는 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거라 황당했다. 그래도 뭐 재밌게 잘 놀수만 있다면야. 옛다 7유로.

pedesddorf3 pedesddorf4그런데 한발짝 한발짝 들여놓을 때마다 “어쭈”하는 느낌이었다. 바닥에 모래도 깔려있고. 헐벗은 사람들도 보이고. 비치 체어에 비키니만 입고 누워 있는 여자들을 보는데 생각보다는 훨 해변 느낌이 났다. 하지만 물이 탁하고 차가워서 들어가 놀기는 좀 거부감이 들었다. 더러워서가 아니라 호수 바닥이 얇은 흙들로 덮여있어서 그렇다는데 내 눈에는 그냥 흙탕물일뿐.

podesdorf55pedesddorf5이 날따라 햇빛은 쨍쨍하고 바람 한 점 안 부는 숨막히는 날씨였다. 그 말인즉슨 서핑 대회는 할 수가 없었다는 말. 바다처럼 파도가 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바람이 불지 않으면 호수가 아무리 커도 서핑을 할 정도가 안 된다. 호수에서 서핑하는 걸 못 보는 건 좀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이미 기분은 한껏 업되어있는 상태. 맥주가 술술 들어갔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엄밀히 말해 이 곳은 비엔나가 아니란다. 이 곳의 이름은 Podesdorf Am See. 영어의 See처럼 생겼지만 독일어에서는 호수라는 뜻이다.

podesdorf6podesdorf8podesdorf9이 날은 큰 이벤트가 있는 날이었던만큼 정말 많은 브랜드들이 프로모션 행사를 하고 있었다. 레드불은 새로나온 레드불 라이트를 무료로 나눠주고 다녔고, Pick-up도 새로나온 쿠키를 나눠주고 홍보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그리고 정말 많은 옷가게들이 있었는데 저렴한 가게가 한 군데도 없었다. 예쁘지도 않은 드레스, 무심코 가격을 봤더니, 뭐 120유로? 반바지나 하나 사 입을까 하고 뒤적뒤적거렸는데 반바지 하나에 50유로? 쇼핑은 그냥 쇼핑센터에 가서 하기로 했다.

podesdorf99친구들과 돌아다니면서 구경도 하고, 태양아래 누워서 일광욕도 하고, 맥주 마시며 수다도 떨었더니 급 피곤한 기분이 들었다. 보려고 했던 서핑 대회도 못 봤고 수영복도 안 입고 가서 여러모로 불편하긴 했지만, 그래도 오스트리아에서도 이런 비치 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소중한 날이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고. 바다가 없어도 호수가 있으니 그래도 사람들이 이렇게 즐기며 살지 않나. 쨍쨍한 여름에 다시 한번 찾아가서 그 땐 물놀이도 신나게 해봐야겠다.

Summer Stage Restaurant에서 저녁 식사

어느 도시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비엔나의 여름은 참 버라이어티하다. 도시가 주가 되어서 개최하는 행사들이 많이 있는데, “Summer Stage”는 그 중 꽤 큰 행사에 속한다. 야외 레스토랑, 콘서트부터 시작해서 와인 축제, 어린이들의 축제까지 그 범위가 상당히 넓다. 시가 참 열심히 일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금을 그렇게 걷어가는데 이런 것도 안하면 날강도들이지.

cityview3cityview4친구 중 하나가 회사에서 아주 중요한 프리젠테이션을 끝냈다고해서 다같이 모여 맥주나 한 잔 하기로 했다. 어제 날씨도 너무 완벽했으므로 야외에서 한 잔 하려고 대뉴브로 향했다. 크고 작은 노천 바들이 많이 있어서 더운 여름 밤 늦게까지 밖에서 마시고 놀기에 딱이다. 다리 밑은 갖가지 그래피티로 가득 차 있는데, 갈 때마다 그래피티가 바껴있는 걸 보곤 참 역동적인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cityview1cityview2스프리쳐(Spritzer: 와인에 탄산수를 섞은 음료)를 한 두 잔을 마시며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고 저녁을 먹으러 장소를 옮기기로 했다. 어젠 하루종일 날이 얼마나 덥던지 정말 고생했다. 기온은 23~4도 밖에 안되고 우리나라 여름처럼 습한 것도 아닌데 햇빛이 어찌나 강렬한지 그 아래 서 있자니 당장이라도 녹아버릴 것만 같았다. 그래도 꽃들은 이쁘게 피어있고, 사람들은 무슨 퍼레이드를 하는지 땡볕 아래 자전거를 타고 다니더라. 참 곳곳에서 여러가지 일들이 일어나는 바쁜 도시다.

summerstage1저녁을 먹기위해 향한 곳은 Summer Stage Restaurant. 이탈리안, 멕시칸, 인디언, 타이 등 여러가지 레스토랑의 종류가 있었는데 우리가 선택한 곳은 캐리비안 레스토랑인 Casa Caribena. 사실은 해산물이 그리웠던 내가 가고싶은 레스토랑이었다.

summerstage2 summerstage3summerstage4Summer Stage 레스토랑은 위 사진에서처럼 야외에 오픈되어 설치되어 있다. 정말 넓게 설치되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테이블을 찾기 힘들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 스프리쳐 한 잔을 더 마시면서 찬찬히 메뉴를 살펴보았다. 메뉴의 종류가 그렇게 다양하다고 볼 수는 없었지만 여러종류의 칵테일과 해산물들을 판매하고 있어서 내 마음에는 쏙 들었다.

summerstage5 summerstage6M은 코코넛 카레 소스로 요리한 치킨(€10.50)을 나는 구운 야채와 함께 나오는 참치 스테이크(€14.90)를 주문했다. 요리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좀 많이 걸리기는 했지만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특히 내 참치 스테이크는 입에 넣자 마자 녹아내릴 만큼 부드럽고 허브와 오일이 멋드러지게 어울렸다. 어찌나 맛있게 먹었는지 다 먹고 빈 접시를 보는데 어떻게 먹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였다. 정말 비엔나 온 이후로 먹은 음식 중에 제일 맛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곳 메뉴 중에 가장 비싼 메뉴라 시키기 전에 잠깐 고민했었는데, 정말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

summerstage7완벽했던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서는 몇 잔인지 세기도 힘들만큼의 스프리쳐를 마시며 친구들과 긴긴 수다를 나누었다. 집에서 시원하게 맥주나 한 잔하며 소파에 앉아 영화를 보는 것도 좋고, 발코니로 나가서 밤바람을 맞으며 누워있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조금 덥고 번거롭더라도 이렇게 야외에 나와서 친구들과 특별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의미있는 것 같다. 누가 뭐라 해도 오늘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까 최선을 다해서 즐기며 살아야지.

3월의 비엔나 시청

비엔나에 도착한 후 지금까지 지난 3개월 간의 이야기를 순서대로 풀어놓자니 아직도 3월 이야기이다. 아무래도 현재와 과거를 오가면서 포스팅을 해야할 것 같다. 옛날 이야기만 하면 지루하니까. 비엔나 시청은 “ersten Bezirk (1 구역)”에 위치하고 있다. 시청이니 당연히 센터에 있나보다.

rathaus1시청으로 향하는 길에 매우 흥미로운 사진을 한 장 찍게 됐다. 뒤로 보이는 시청 건물, 막 그곳을 통과 하고 있던 전차, 그리고 손님을 태운 마차까지. 뭔가 옛것과 지금의 것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뭐가 특별한가 모를 정도로 이 곳에서는 평범한 풍경이지만, 우리나라에는 없는 전차도 마차도 있으니 우리네에게만은 신기한 풍경 임에 틀림없다.

rathaus2rathaus3rathaus43월의 비엔나 시청 앞에는 아이스 스케이팅 링크가 설치 되어있었다. 시민들이 자유롭게 와서 스케이팅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인상 깊었다. 하지만 이 스케이트장이 이미 1월부터 이 곳에 있었다는 것은 함정. 내가 갔을 때는 이미 끝물이라 사람들도 많이 없었고 스케이트장 내부도 뭔가 질척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스케이트 타는 사람들만큼은 모두가 아이처럼 즐거워 보였다. 대부분 아이들이기도 했고.

rathaus6rathaus5rathaus7스케이트장 옆에는 어린이들의 주머니 털기용 과자 가판대가 있었다. 실 가는데 바늘 따라가야지. 애들이 우글거리는 곳에 이런 곳 하나 없으면 너무 허전하지 않나. 우리 나라 같았으면 솜사탕 파는 아저씨도 어딘가 있을법 한데. 비록 스케이트는 안 탔지만 이왕 이 곳을 지나는 김에 과자라도 하나 사먹어보자 싶어서 진저브래드를 하나 샀다. Sexy Maus라는 문구가 귀여운 진저브래드였다. 맛은 예상했던, 알고 있던 바로 그 맛. 특별한 건 가격뿐이었다. 도둑놈들.

rathaus8우리들의 시청은 그냥 민원을 보는 공간인데 여기 시청은 사람들이 와서 사진 찍고 가는 관광 명소에 철마다 시민들과 함께 하는 이벤트도 열리니 참 생소하면서도 부러웠다. 건물이야 그냥 흔한 유럽의 멋이라고 쳐도 시민들을 위하고 시민들과 무언가를 함께 한다는 아이디어는 참 좋은 것 같다. 넓은 광장 놀려 뭐하나. 콘서트도 하고 스케이트장도 만들고 그러는거지. 아무튼 보기 좋았다. 이런 마인드는 따라해도 부끄럽지 않지 않을까.

비엔나의 상징, 슈테판 성당 (Stephansdom)

각 도시마다 그 도시를 상징하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다. 비엔나를 상징하는 건축물은 바로 슈테판 성당(Stephansdom)으로 비엔나 관광객들의 100%가 무조건 거치는 그런 곳이라고 보면 된다. 사실 비엔나의 센터는 그렇게 크지가 않다. 슈테판 성당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센터가 형성되어 있는데 이 곳이 소위 말하는 슈테판 광장(stephanplatz)으로 명품샵들을 비롯한 모든 비싼 가게들이 모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tephan2stephan3이 곳이 슈테판 광장으로 말 그대로 넓은 광장이다. 온갖 종류의 브랜드들, 명품샵, 그리고 유명한 카페들이 밀집되어있는 관광객들의 천국. 사진을 찍으러 갔던 이 날도 3월의 어느 날이었는데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날이 매우 흐리고 추웠다. 사진 상으로는 좀 우중충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햇빛이 쨍쨍한 요즘같은 날에 가면 사람도 많고 훨씬 더 활기찬 느낌의 장소이다.

stephan4stephan7stephan1슈테판 광장에서 좀 더 중앙으로 들어가면 슈테판 성당이 보인다. 사실 슈테판 성당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기는 나도 다른 관광객들이나 매한가지. 그래서 위키피디아를 슬쩍 확인 해보았다.

슈테판 대성당(독일어: Stephansdom)은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로마 가톨릭교회의 성당으로 빈 대교구의 주교좌 성당이다. 오늘날 빈의 심장부인 슈테판 광장에 자리 잡고 있는 로마네스크 및 고딕 양식의 대성당은 루돌프 4세가 주도하여 지어진 것으로, 대성당이 있기 전에 있었던 두 채의 옛 성당 유적지에 세워진 것이다. 이 두 개의 옛 성당 가운데 먼저 지어진 성당은 1147년에 축성된 본당이었다. 오스트리아의 수도에 있는 가장 대표적인 종교 건물인 슈테판 대성당은 오스트리아의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마다 산 증인의 역할을 해왔으며, 다양한 색상으로 꾸며진 지붕 타일 덕분에 빈을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되었다. -Wikipedia

사실 이 정도는 알고 가서 봐야 뭘 좀 본 것 같지, 우리 나라나 일본인들이 하는 관광은 제대로 된 관광이라고 하기도 힘들다. 오늘은 비엔나 내일은 프라하 이렇게 일주일간 10개도 넘는 나라를 방문하는 관광이 과연 무슨 의미일까. 독일어 코스 교재에 심지어 관광객을 비웃는 텍스트가 실려 있기도 하더라. 물론 관광 수입으로 먹고사는 나라들이 감히 관광객들을 폄하하는 건 좀 말이 안되긴 하다. 그리고 물론 열심히 모은 돈으로 짧은 시간에 하나라도 더 보고 싶은 우리네 사정도 이해가 간다. 결국은 돈이 문제인가.

stephan5stephan6성당의 내부도 매우 화려하다. 칼라풀한 장식들과 웅장한 천장이 인상깊었다. 성당에서 관광이 아니라 기도를 하는 사람들도 있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사진에 보이는 안내 기계에 붙어서 설명만 주구장창 읽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 나라 사람들 관광 좀 더 해야겠다. 일본어는 있는데 한국어는 없는 걸 보니. 이런 거 보면 사실 별 거 아닌데도 괜히 욱할 때 있다. 괜히 막 더 분발해야겠어, 하면서 헛기침 하기도 하고 말이다.

stephan8stephan9모든 것이 동화처럼 예쁘기만 할 것 같은 비엔나에도 몇가지 짜증유발인자들이 있다. 우선 시내 곳곳에 널부러져있는 변. 이 곳에는 쿠체(Kutsche)라고 부르는 마차가 다니는데 관광객들에겐 멋질 지 몰라도 이 곳에 사는 사람들에겐 가끔 짜증을 유발한다. 냄새도 나고, 변도 많고. 그리고 워낙 개들을 많이 키워서 그런지 시내에 작은 수풀이나 잔디밭은 그냥 개똥밭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나라에서라면 욕먹고 신변 털릴 개똥녀 개똥남들이 여긴 그냥 널렸다는 말씀. 그리고 빨간색이나 검은 망토를 입은 사람들. 콘서트나 오페라 티켓을 파는 사람들인데 영어도 못하는 척 하는게 차라리 편하다. 오래 본 친구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말들을 거는데, 자칫 잘못 하다간 오랜 시간동안 잡혀있을 수 있으니 조심하자. 완벽하기만 한 곳이 세상에 어디에 있겠나.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는 말은 정말 다른 곳에 살아보면 더 와닿는 말이 아닌가 싶다. 오늘 날도 좋은데 수업 들으러 가기 전에 슈테판 광장에 가서 커피나 한잔 해야겠다.

합리적인 가격의 레스토랑 “Einstein”

레스토랑을 고를 때, 굳이 그런 곳만을 찾아다니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가격이 저렴하다고 하면 좀 더 쉽게 가지는 것이 사실이다. 아이슈타인 (Einstein) 레스토랑도 그렇게 해서 가게 된 곳 중 하나. 예전에 비엔나에 다니러 왔을 때, 친구 중 하나가 이 곳에서 생일 파티를 했었다. 날씨 좋은 여름 밤이었는데 야외 테이블에 다같이 둘러 앉아서 맥주도 마시고 수다도 떨며 좋은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좀 젊은 분위기의 레스토랑이라고 할까? 대학생들이 많이 찾는 저렴하고 맛있는 맛집 같은 곳이다. 위치는 시청에서 (시청을 등지고 서서 왼쪽으로) 조금만 걷다보면 나온다. (Rathausplatz 4, 1010 Wien)

einstein1einstein2넓은 야외 테이블이 인상적인 레스토랑이지만 실내 인테리어도 아기자기하게 예쁘다. 간판에서부터 볼 수 있듯이 이 곳에선 모든 인테리어 포인트가 초록색이다. “DAS GENIALE LOKAL” (영어로 하자면 The genius restaurant 정도?) 라는 문구와 “Einstein”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레스토랑의 모티브는 아인슈타인인 것 같았다. 벽면에 초상화도 걸려있고. 나름의 주제가 있는 레스토랑이라 지루하지 않았다.

einstein3나는 이번에도 Wiener Schnitzel을 M은 Schlemmerschnitzel을 주문했다. 기다리는 동안에는 Radler를 한 잔씩 했다. 가격은 레스토랑치고는 그렇게 비싸지 않은 수준. 테이블도 넉넉하고 분위기도 괜찮은 것에 비하면 만족스러운 가격이다. 더군다나 음식이 매우 신선했다. 주문을 하고 15분 20분 정도가 걸려서야 음식이 나왔는데, 사람이 많아서라기 보다는 금방 요리해서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einstein5einstein4einstein6내 메뉴에 따라나온 감자 샐러드는 참, 맛이 없었다. 슈퍼에서 파는 인스턴트 샐러드만 못한 맛이었다. 너무 건강한 맛이라서 맛이 없었는지 그건 모르겠지만, 새콤한 맛이 너무 덜해서 내 입에는 별로였다. 쉬니츨은 따뜻하고 맛있었는데, 완전히 한 접시를 다 비우기에는 양이 조금 많았다. 그냥 한 조각이랑 샐러드만 먹으면 딱 좋겠는데, 그렇게 파는 레스토랑은 여태 보질 못했다. M이 시킨 Schlemmerschnitzel도 맛이 있었지만 치즈가 너무 많이 들어가 내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쉬니츨은 레몬즙에 소금만 쳐서 먹는 게 제일 맛있는 것 같다.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비엔나 쉬니츨을 맛보고 싶다면 관광 중 잠깐 Einstein 레스토랑에 들러 보는 건 어떨까? 위치도 시청 근처라 접근성도 좋고 맛도 가격도 훌륭하니 기회가 되면 꼭 한번 방문 해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