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영화관 나들이 “Now you see me” @ ARTIS (International)

한국에서는 심심하고 할 거 없을 때마다 영화관을 찾았었는데, 여기서는 그렇게 자주 영화관을 찾지 않는 것 같다. 한국에 비해서 티켓 값이 비싼 것도 있고, 시설이 우리나라처럼 좋지 않아서 이기도하다. 또 우리나라는 영화관에서 외화를 관람할 때 대부분 자막처리가 되는데 이 곳은 대부분이 더빙이다. (티비도 마찬가지.) 멋 모르고 영화관에 들어갔다간 독일어 하는 할리우드 배우들보고 경악해서 뛰쳐나오기 십상이니 조심해야 된다. 물론 게 중에 자막도 없고 더빙도 안 된 오리지날 영화를 상영하는 곳도 종종 있는데, 내가 방문한 ARTIS 극장이 그 중 하나이다. 이병헌 횽아가 나온 RED2를 볼까, Now you see me를 볼까 고심하다가 결국 Now you see me를 보기로 결정했다.

kino1ARTIS 극장은 센터 중의 센터, 비엔나 시내의 완전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U3 Herrengasse 역에서 하차해서 조금 걸어야 된다. 주소는 Schultergasse 5, 1010 Wien라고 하니, 가고 싶은 사람들은 구글맵을 이용합시다. 외관은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그냥 보통 유럽 건물이다. 우리나라 CGV나 Megabox와 비교하면 그냥 80년대 극장같은 느낌이랄까. 다른 극장들도 다 비슷한 것 같다. 특히 이 곳은 오리지날 상영이 대부분이라 다른 극장에 비해 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kino2kino3kino4kino5kino6내부로 들어가니 형광 조명에 포스터들이 쭉 늘어서 있는 것이 비로소 뭔가 극장 느낌이 난다. 티켓 박스에서 티켓을 구매했다. 원래 티켓 가격은 €9.20인데 월,화,수 3일 동안은 티켓이 €6.60. 그래서 왔다. 싸대서. 무슨 놈의 영화 한 편 보는데 13,000~14,000원이나 하나. 3D도 아니고, IMAX도 아니고. 확 비싼 느낌 별로다. 우리나라 극장들도 티켓 가격 인상 했다는 기사를 봤는데, 옳지 않다. 마음에 들지 않아. 여기선 3D나 IMAX 관람하려면 거의 18~20유로 정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할인이나 이벤트는 없는지 평소에 잘 알아두면 싸게 볼 수 있으니 돈 없는 학생들이여 활용하라. €6.60이면 그래도 좀 낫지 않나.

kino7kino8kino9극장 내부는 이렇게 생겼다. 좁고 껌껌하다. 좌석도 별로 없다. 그리고 화면이 조금 너무 위에 있는 느낌이랄까. 목 아플 것 같은 각도다. 여러모로 한국 극장이 그리워진다. 어떻게 보면 내가 한국 극장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어딜 가나 비슷한 인테리어와 서비스, 그런 것들에 너무 물들었었나 보다.  이 곳은 대형 극장들이 마켓을 독점하고 있는 우리 나라와는 실정이 많이 달라서 이런 소규모 극장들이 시내 곳곳에 위치하고 있다. 대형 멀티 플렉스 극장들에 비해서 좀 소박한 느낌이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는 것 같다. 영화가 시작하자 어차피 인테리어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영화에만 몰두하게 되더라. (나를 포함 총 7명이 관객의 전부였다.)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봤다. 문득 이런 소규모 극장들이 점점 사라지는 우리나라 실정이 떠올랐다. 그러니 표 값도 마음 대로 올리고 그럴 수 있는 거 아니겠나. 이 곳이 우리나라보다  진보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어쩌면 이대로가 더 좋은 시스템이라 이런 소규모 극장들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Now you see me 정말 재밌었다. 개봉하면 꼭들 보시라.

0 replies

Leave a Reply

Want to join the discussion?
Feel free to contribute!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