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름한 중국집을 생각나게 하는 피자리아, 마피오지(Mafiosi).

왜 원래 진짜 맛집은 좀 오래되고 허름하니 별 볼일 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음식 맛만은 최고인 그런 집들이 많지 않나. 그런 곳을 바로 집 근처에서 발견했다. 우리나라 동네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허름하지만 맛은 좋은 중국집을 떠올리게 하는 피자리아, “마피오지 (Mafiosi)”가 바로 그곳이다. Reindorfgasse 15, 1150 Wien/ Tel.8927228/ E-mail.office@pizzeria-mafiosi.at 사실 이 곳으로 이사를 오기 전에 같이 살기로 한 친구가 이 피자리아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어릴 적 본인이 이 근처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근방에서 소문난 피자리아가 있었다고. 이전에 살던 집에서 시켜먹던 피자가 하도 맛이 없어서 실망했던 찰나에 이 곳 피자를 먹고는 정말 쾌재를 불렀었다. 하지만 주로 피자를 먹는 건 친구들이 집에 놀러 왔을 때라든지 만사 귀찮을 때인 경우가 많다보니, 정작 이 곳에 와서 식사를 해본 적은 한번도 없었다. 한적한 일요일 오전, 먹을 것도 없고 해먹기도 귀찮고 해서 산책 삼아 피자리아나 가보기로 했다.

mafiosi1mafiosi2앞서 언급했듯이 장소 자체는 전혀 특별할 것이 없다. 그냥 동네 어귀에 하나씩 있는 피자리아 같이 생겼다. 다만 손님이 좀 많다는 점, 배달은 안되고 전화 주문 후 픽업만 된다는 점등이 다른 피자리아와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녁 시간에는 제법 괜찮은 호프집의 분위기가 나기도 한다. 언젠가 지나가면서 한번 보니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로 가게가 북적거리고 있더라. 여러모로 알차게 장사를 잘하는 집인 것 같다.

mafiosi3mafiosi4mafiosi5입구에 들어서니 어제 저녁 장사 후에 빠지지 않은 담배냄새가 연하게 풍겨왔다. 기름진 머리를 뒤로 넘긴 주인 아저씨가 활짝 웃으며 가든으로 가기를 권유했다. 뭐 날씨도 좋고, 홀은 껌껌하니 손님도 없었으므로 가든으로 나가보기로 했다. 우선 건물 안에 가든이 있는 줄 몰랐는데 생각보다 넓은 면적에 놀랐다. 물론 지금 상태로 가든이라고 하기는 매우 누추한 수준이다. 하지만 중간에 분수대도 있고, 벽을 타고 넝쿨도 막 감겨있고, 잘 나가던 전성기에는 꽤나 인기있는 외식 장소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모든 것이 너무 낡아서 사실 앉아서 식사하기에 불편했다. 테이블도 덜컹거리고, 거미가 나올 것 같기도 하고. 한 1초간, 그냥 테이크아웃 해서 가지고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주인 아저씨 기분이 상할 것 같아서 그냥 먹기로 했다. 그래도 가격만은 착하니, 이 정도 쯤은 감수 해주겠어. 피자 한 판에 우리나라 가격으로 8~9천원이면 정말 저렴하지 않나. 특히나 이곳 물가를 감안하면 정말 저렴하다. 사실 피자리아의 피자 가격은 어딜가나 비슷한 것 같다. 대체 뭐로 만드는지 궁금하지만, 대량으로 좋은 물건 갖다 쓰는거라 믿고 먹기로 한다. 억울하면 집에서 만들어먹는 수 밖에 없으니.   

mafiosi6 mafiosi7 mafiosi8중국집에서 짜장면이 나오는 속도로 피자가 나왔다. 나는 Al Fungi(€4.30)를 M은 Al Capone(€5.60)를 주문했다. 1인 1 피자의 사치를 좀 즐겨 보았다. 우선 사이즈에 입이 떡 벌어진다. 하지만 도우가 얇은 피자니까 괜찮아, 가장자리 안 먹으면 대충 다 먹을 수 있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먹기 시작한다. 맛은 고급 이탈리아 식당에서 맛볼 수 있는 그런 최고급의 피자 맛은 물론 아니다만, 다른 피자리아들의 피자와 비교했을 때는 매우 훌륭한 편이다. 냉동피자 느낌도 안나고. 도우도 쫄깃 쫄깃하다. 뭐 얼마나 건강한 음식인지는, 내가 안 만들어서 모르겠다만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한끼를 먹기엔 충분히 훌륭한 식당이다. 물론 나처럼 이 근처에 산다면 가서 먹지 말고 테이크 아웃해서 먹기를 추천하지만 말이다. 내 풍기를 보고있자니, 정말 안 사먹어도 될 것 같이 보인다. 다음엔 피자 만들기에 한번 도전 해 봐야겠다. 공부하러 와서 요리만 늘어가게 생겼네.

6 replies
  1. danielnam
    danielnam says:

    두당 한판 먹어야 되는거가??ㅋㅋ 우리 저녁에 간식으로 먹게 10판 배달쩜여ㅋㅋㅋ

  2. Sujin
    Sujin says:

    푸하하하 니가 댓글 달아서 너무 놀랐어 ㅋㅋ 이거 진짜 간식으로 시켜 먹으면 대박일텐데, 싸고 맛있고 양많고 ㅋㅋㅋ DHL로 쏠까? ㅋㅋㅋㅋ

  3. sunjin
    sunjin says:

    출근 전 점깐 들렀어ㅋㅋㅋ
    내가 못 들어 와 본 사이 분위기가 확 바꼈네ㅋㅋ
    좋으다ㅋㅋㅋ

  4. 츄릅켠
    츄릅켠 says:

    오오 이제 보인다 ㅋ 내 노트북으로도 ㅋ
    카스로 본 그 피자구나 ㅋ 쩌는디? ㅋㅋㅋ

  5. Sujin
    Sujin says:

    ㅋㅋㅋ 쩔어? ㅋㅋㅋ 맛은 있는데 너무 싸서 좀 먹는 동안 찝찝했어 ㅋㅋ
    그래서 피자 직접 만들어 볼라고 ㅋㅋㅋ 기대하시랏! ㅋㅋㅋ 니 블로그에서 본 니가 만든 스테이크 먹고싶당~

  6. Sujin
    Sujin says:

    좀 더 세련되졌지? ㅋㅋㅋ 투자를 좀 했어 후훗. 자주 들어와~ 아라찡?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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