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베이커리, Joseph (Brot Vom Pheinsten)

우리나라도 요즘 유기농이다 뭐다 신선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 곳 사람들은 정말 건강하게 먹는 것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물론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신념이 있고 삶의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Bio-” 제품을 찾는다. 우리 몸을 자동차와 비교하자면 음식은 연료와도 같단다. 질 나쁜 싸구려 연료만 넣다 보면 자동차도 수명이 줄어들 듯이 건강하지 않은 음식을 많이 먹으면 우리 몸도 쉽게 병들지 않겠나. 그 이야기를 듣고보니 뭐 좀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물론 먹고 살기 바쁜 서민들이 유기농 음식 타령하기 힘든 것은 안다. 하지만 세상에 신념만 있으면 못할 것도 또 없다고 본다. 수준에 맞지 않게 오버하지 않는 정도에서 자신의 건강에도 좋고 음식문화 선도에도 좋고 생태계 환경에도 좋은 바른 먹거리 찾기를 해보는 건 어떨까.

joseph1joseph2얼마 전 오스트리아의 별미들을 포스팅 하면서 Leberkäse와 Käsekreiner에 대해서 이야기 했었는데 그 때 먹었던 게 이 베이커리가 만든 Bio-Leberkäse와 Bio-Käsekreiner였다. 한 전시회와 연계한 이벤트에 불과했지만 정직하게 만든, 맛 좋은 음식을 맛 볼 수 있어서 참 인상 깊었었다. 물론 보통 가게나 가판대에서 사 먹을 수 있는 가격의 두배나 하는 건방진 가격도 인상 깊었다. 그래서 이번엔 이 베이커리를 직접 찾아가 보기로 했다. Ersten Bezirk (제 1구역)에 위치하고 있는 이 베이커리는 사실 그 위치 때문에도 가격이 저렴할 수가 없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 많은 사람들이 줄 서서 이 곳을 찾는 이유는 뭘까. 심플한 외관에 숨어있는 이 베이커리의 진짜 매력이 궁금해졌다.

joseph6joseph4내부는 그렇게 넓지 않았다. 하지만 한 눈에 봐도 다른 베이커리들에 비해 고급스러운 것이 느껴진다. 핸드메이드 요거트, 잼부터 시작해서 페스토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품 앞에 Bio-가 붙어있다. 들어가자마자 줄을 서야 했는데,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다른 손님들이 들어올 만큼 장사가 잘 되는 집이었다. 일단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데는 이유가 있지 않겠나. 빵 맛이 정말 궁금해졌다.

joseph3joseph5joseph7joseph8내 차례를 기다리며 주변을 한바퀴 쓰윽 둘러보니 가격이 기가 찬다. 손바닥만한 잼 한 통에 우리나라 돈으로 만 삼천원, 만 사천원 정도. 그래도 이 것들을 못 사먹어서 사람들이 안달을 한다 그 말이지. 1초간 내가 다른 사람들의 돈지랄에 말려든 건 아닌가 의구심이 들었다. 아직 먹거리에 대해 그렇게까지 심각한 고민을 하지 않고 있는 나로서는 그런 생각이 들만도 하다. 하지만 좋은 음식은 내 몸의 연료다 라는 말을 되새기며, 일단 왔으니 뭐라도 시도해 보기로 했다.

joseph9joseph10핸드메이드 Semmel 2개와 과 Dunkelbrot 한 덩이를 샀는데 돈이 8유로다. 이런 날강도들. 맛 없으면 죽을 때까지 저주를 해주마 하고 가게를 나섰다. 그 날 저녁 부푼 가슴을 안고 Dunkelbrot을잘라보았는데, 딱딱한 겉과는 완전 딴 판인 보드랍고 촉촉한 속이 일단 합격점. 씹을 때마다 쫀득쫀득하니 여러가지 씨들이 씹히는 게 버터만 발라 먹어도 그 깊은 맛이 느껴졌다. Semmel의 경우도 슈퍼에서 파는 것과는 수준이 다른 그런 맛. 사실 우리나라에서 사 먹는 일반 베이커리 빵들도 얼마나 화학 물질이 많이 들어가 있나. 빵을 오랫동안 보관하게 하기 위해 넣는 방부제들부터 시작해서, 속속들이 다 알면 아마 그렇게 맛있게 먹기 힘들거다. 더군다나 이 곳 사람들은 빵을 주식으로 먹으니 그런 거에 더 민감한 것이 사실. 정직하게 화학 물질을 넣지 않고 만들었다면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본다. 물론 매일 사먹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그래도 “Better than nothing”이라고 하지 않나.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본인 신념을 위해 좋은 빵 건강한 빵을 먹는 다면, 티도 안날 만큼 작다고 해도 당신은 세상을 이미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가끔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 앞에서 너무 스스로를 속이고 있지는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감칠맛을 쉽게 내기 위해 조미료를 사용하고, 집에서 해먹을 수 있는 것도 밖에서 사 먹는 우리의 모습이 과연 올바르고 개념 찬 현대인의 모습인지 한번 반성해 봐야 한다. 아 빵이나 한 번 구워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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