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의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Forstau 여행, 그리고 하이킹

비엔나는 물론 말이 필요없는 아름다운 도시이지만, 오스트리아 하면 바로 떠오르는 그런 이미지를 가진 도시는 아니다. 눈 덮힌 알프스 산맥, 소들이 뛰어노는 넓은 들판,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깨끗한 호수 그런 것들이 바로 오스트리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이자 오스트리아의 진정한 매력이 아닐까. 오스트리아에 온 지 처음으로 그런 오스트리아의 진정한 매력을 맛 볼 기회가 생겼다. 파란 가을 하늘이 유난히도 예뻤던 지난 주, 친구들과 Salzburg(잘츠부르크)의 Forstau(포어슈타우)에 있는 작은 오두막을 렌트했다. 포어슈타우는 잘츠부르크의 작은 마을로 지리적으로는 Steiermark(슈타이어마크)와 잘츠부르크의 경계에 있는 곳이라고 보면 된다.

forstau13forstau1forstau8수많은 산과 들판을 지나서 도착한 Forstau의 첫 인상은 와, 시골이구나. 소들이 코 앞에서 풀을 뜯고 있는데, 여기는 소들도 정말 깨끗하기만 하구나.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들판, 그리고 그 중간에 자리하고 있는 우리의 사랑스러운 오두막을 보니 그저 감격스러웠다. 사진의 오른쪽이 우리가 머문 오두막이다. 정말 뷰가 아름다운 곳이다.  진작에 이런 걸 더 많이 보고 구경했어야하는데, 조금 아쉬운 마음이다. 혹시라도 이 오두막의 자세한 정보가 궁금한 사람이 있다면 다음 링크를 클릭하시길. Alpengasthof Draxler. 머무는 일주일 내내 날씨가 좋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날씨가 좋은 날에는 주변을 산책하기도 하고 하이킹을 즐기기도 했다. 사실 하이킹이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름다운 다흐슈타인의 절경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후딱 지나가곤 했으니까.

DSC_7283DSC_7285forstau4forstau3산에 오르면 버섯들부터 시작해서 블루베리, 라즈베리 같은 것들이 사방에 널려 있었다. 산에 오를 때는 하나씩 따먹으면서 올라가고 내려오는 길에는 가져갔던 물병에 가득 담아와서 함께 가지 않은 친구들과 나눠 먹었다. 하이킹만 다녀오면 다들 손이고 입술이고 모두 퍼래져서는 돌아왔는데, 어린 시절의 향수 같은 것들이 떠올라 더 즐거웠던 것 같다. 그리고 클로버들 사이에서 (네잎 클로버는 못 찾았았지만 대신) 하트 모양의 풀을 찾았다. 어쩜, 누가 하트 모양으로 오려놓은 듯이 저렇게 반듯하게 하트 모양인지. 어린 시절 친구들과 뛰놀던 기분으로 여기저기를 신나게 뛰어 논 기분이다.

forstau5forstau6forstau7forstau11힘들게 정상에 오르니 다흐슈타인의 절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푸른 산맥들 너머로 보이는 눈 덮힌 다흐슈타인은 진짜 오스트리아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다흐슈타인의 반대편 슈타이어마크 쪽은 스키로 유명한 곳이란다. 원래 스키를 탈 줄 몰라서 한 번도 관심을 두지 않았었는데, 전 세계에서 스키 관광을 오는 오스트리아에 있는 만큼 올 겨울에는 스키를 한 번 시도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시간 하이킹 코스라고 해서 따라나섰다가 5시간을 고생하고 하산하는 길, 다리는 조금 후들거렸지만 왠지 마음이 풍성해진 기분. 이래서 사람은 자연을 떠나서는 살 수가 없나보다. 뭔가 휑했던 가슴이 꽉 찬 기분이다.

forstau10forstau2forstau14forstau15아무리 아름다운 산도 해가 지고 나면 즐길 길이 없으므로, 저녁엔 술과 게임과 댄스타임이 이어졌다. Bluff와 Werwoolf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들. 그리고 이번 휴가동안 체스 두는 법을 배워서 일주일 내내 친구들과 실컷 뒀다. 아직 제대로 이긴 적은 없지만 승부욕은 계속해서 불타고 있다. 또 오두막 내에 있는 사우나 덕분에 하이킹과 음주의 피로를 효과적으로 풀 수 있었다. 아름다운 자연과 친구들, 술과 사우나가 있는 신나는 한 주는 정말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갔다. 친구들과 보낸 시간도 정말 소중하지만 무엇보다도 오스트리아의 진정한 매력을 맛 볼 수 있는 한 주 였기에 더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비엔나로 돌아온 지 이틀 째, 또 가고 싶다, Forst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