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month: September, 2013

최고의 Stelze(슈텔체)를 먹고 싶다면, Schweizerhaus로.

오늘은 앞서 포스팅한 프라터 공원에 있는 Schweizerhaus(슈바이쳐하우스)와 그 곳의 대표 메뉴, Stelze(슈텔체)를 소개하고자 한다. 슈바이쳐하우스는 프라터 공원 내에 위치하고 있는 역사와 전통이 있는 레스토랑으로 비엔나 시민들의 외식장소로 아주 인기가 있는 곳이다. 뿐만 아니라 놀이 공원 내부에 위치 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손님들부터 관광객들까지 다양한 종류의 손님들이 이 곳을 찾는다.

schweizerhaus1schweizerhaus13schweizerhaus2슈바이쳐하우스는 큰 규모의 비어가든으로도 유명한데, 대부분의 손님들이 야외에 앉아서 맥주와 요리를 즐기는 것을 볼 수 있다. 엄청난 평수를 자랑함에도 불구하고 언제가든 손님들로 북적이는 것이 슈바이쳐하우스가 얼마나 인기있는 레스토랑인지를 보여준다. 내가 방문한 시간은 평일 오후였는데도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schweizerhaus3schweizerhaus4이 곳의 대표 메뉴인 슈텔체는 1kg에 16.90유로. 보통 한 덩이를 주문하면 1키로가 조금 넘는다. 하나에 20유로라고 하면 엄청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실 서녀명이서 먹을 수 있는 정도의 양이므로 그렇게 비싼 편은 아니다. 이 날은 두 명이서 먹었는데 절반 정도의 양 밖에 먹지 못했다. 절대 두 당 시키면 안되는 양이니까 꼭 참고하자.

schweizerhaus5schweizerhaus6슈텔체 한 덩이와 감자튀김을 주문한 뒤 맥주를 마시며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내가 마신 맥주는 레몬맥주로 알려진 Radler(라들러). 맥주와 레모네이드를 섞은 음료라고 보면 된다. 알콜 도수는 2도 정도. 특히 이 곳 라들러는 거품도 풍부하고 맛도 부드러워서 정말 술술 넘어간다. 한 잔에 4유로 정도로 싼 편은 아니지만 맛이 좋으니 꼭 드셔보시길. 비어가든의 정취를 느끼며 어느새 울긋불긋 해진 나뭇잎들을 구경하는 사이에 요리가 나왔다.

schweizerhaus7schweizerhaus8schweizerhaus9schweizerhaus10슈텔체는 사실 Schweinshaxe(슈바인학센)으로 알려진 독일 요리의 오스트리아 버전이라고 보면 되는데, 돼지 무릎을 양념한 뒤 구운 요리이다. 부위가 부위이다보니 우리 나라의 족발과 식감이 비슷해서 우리나라에는 독일식 돼지 족발 요리로 흔히 알려져 있다. 비주얼이 앙증맞아서 생각보다 양이 얼마 안되네, 라고 생각했었는데 먹다보니 둘이서 반을 먹기도 힘들 정도의 양이었다. 사이드 디쉬, 맥주와 함께 먹으면 여자 넷이서도 충분히 먹을 정도의 양이니 참고하자. 겉은 바삭바삭 속은 야들야들 한 것이 얼마나 부드럽고 맛있는지 맥주를 마구 부르는 맛이다. 사실 족발처럼 김치와 소주와 함께 먹어야 우리나라 사람 입맛에는 제격인데, 감자나 빵이랑 먹다보니 조금 느끼한 듯한 느낌이 들기는 한다. 그래서 양이 많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남은 음식은 싸갈 수 있으니 걱정말고 먹자. 나는 남은 슈텔체를 포장해와 다음 날 야채와 고추기름에 함께 볶아 먹었는데 둘쨋날에도 여전히 맛있었다.

schweizerhaus11schweizerhaus12단풍 든 나무 사이로 놀이기구가 쉴새 없이 움직이고, 밖에서는 아이들이 꺄르륵대는 소리가 끊이질 않는, 말 그대로 신나는 레스토랑 슈바이쳐하우스. 훌륭한 음식과 맛있는 맥주를 즐기며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었다. 계절에 상관없이 언제오든 거기에 걸맞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 비엔나에 놀러 올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권하고 싶다. 슈텔체 정말 맛있다.

도심 속에 펼쳐진 한 편의 동화 같은 곳, PRATER (프라터 공원)

에단 호크가 주연한 <비포 선라이즈>를 본 사람이라면 두 주인공이 첫키스를 나눈 대관람차와 이 놀이공원을 아마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비엔나 도심 한 복판에 펼쳐 진 동화 같은 놀이공원, 프라터 공원 (Prater)이 바로 그 곳이다. 역사가 워낙 오래된 곳이다보니 시설이 조금 낙후되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게 을씨년스럽고 못났다기 보다는 오히려 더 멋스러운 느낌이다. 파란 가을 하늘이 예쁜 날, 프라타 공원의 모습은 어떨까.

prater1prater2prater3오후 서너시쯤 여유롭게 프라터 공원으로 들어섰다. 여느 놀이공원과 달리 입장료는 없다. 대신 자유이용권 할인 같은 것도 없다. 엄밀히 말해 놀이 공원이긴 하지만 언제든 가서 산책도 하고 놀이기구도 즐길 수도 있는 편한 느낌의 장소이다. 프라터 공원은 1560년 막스밀리언 2세가 합스부르크 왕가의 오락장으로 개장했다가, 1766년부터 일반인들에게 개방했다고 한다. 롯데월드, 에버랜드와는 차원이 다른 빈티지함이랄까. 그림책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아기자기한 매력이 샘솟는다.

prater4prater5prater6생긴 건 이래봬도 온갖 종류의 놀이기구를 갖추고 있다. 어린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간단한 놀이기구에서부터 어른들도 무서워할 만한 짜릿한 것까지. 평소 높은 곳을 무서워해서 놀이기구를 잘 못타는 편인데, 그렇지 않았다면 정말 수십 유로 쓸 뻔 했다. 놀이기구당 가격은 3유로에서 5,6유로까지 다양한데, 그다지 저렴한 편은 아닌 것 같다. 차라리 좀 더 저렴하게 받으면 사람들이 더 많을 것 같은데, 놀이기구마다 타는 사람이 없어서 파리만 날리고 있었다. 평일이라서 더 심했던 것 같기도 하다.

prater7이 곳은 비엔나의 맛집으로 유명한 Schweizerhaus. 전통 음식인 Stelze를 맛 볼 수 있는 곳으로 언제가든 사람들이 북적이는 그런 곳이다. 프라터 공원 안에 위치하고 있다. Stelze는 돼지 무릎을 구운 요리로 독일식 족발, 슈바인학센(Schweinshaxe)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오스트리아에서는 슈텔체(Steze)라고 부른다고 한다. 껍질 부분이 바삭한 것을 제외하면 식감이 족발과 매우 비슷해서 친숙한 맛이었다. 아, 또 먹고 싶네.

prater8대부분이 만족스러운 프라터 공원이었지만 단 한가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실제 말이 움직이는 마차 놀이기구가 그것이었다. 손님이 오면 말들이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여야만 하는 그런 가학적인 시스템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냥 회전목마 같은 것만 있어도 충분할 것 같은데 꼭 실제 말들이 사람들의 즐거움을 위해서 사용되야 하나. 아무리 옛날부터 있었던거라고 해도 이런 기구는 없어져도 될 것 같다.

prater11prater9prater10prater12프라터 공원 구석구석을 구경하다보니 주변이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했다. 비엔나 도처에는 낮에는 100프로 안전하지만 밤에는 되도록이면 가지 말아야 될 곳들이 있는데, 프라터 공원도 그 중 한 곳이다. 24시간 입장이 허락되어 있는, 말 그대로 공원이다보니 한 밤중에는 되도록이면 가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마지막으로 프라터 공원의 상징물이 된 대관람차 인증샷을 남기고 발걸음을 돌렸다.  약속이 있어서 대관람차를 타지는 못했지만 영화에서 봤던 관람차의 내부도 정말 궁금하기에, 다음에는 꼭 타보리.

prater13어른이 되어도 놀이공원에 대한 우리들의 환상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는 것 같다. 회전목마를 타고 누군가에게 손을 흔들고 싶고, 범퍼카가 꽝꽝 부딪히는 느낌이 좋은 것은 놀이공원이 가진 ‘초현실적인’, 혹은 ‘다른 차원의’ 즐거움의 이미지 때문인 것 같다. 물론 어려서부터 학습 된 이미지기는 하겠지만, 어딘가에 이런 장소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도망갈 곳이 따로 있는 도망자가 느낄 것 같은 왠지 모를 안전한 기분이 느껴지는 것 같다. 더 이상 어릴 때처럼 여기 저기 줄 서서 놀이기구를 타고 터무니 없이 비싼 간식을 사먹으며 즐거워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렇게 놀이공원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나의 즐거움 게이지는 빵빵해지는구나. “정말 즐거운 하루였다.”로 끝나던 초등학교 일기장 같은 하루였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 된 동물원, Tiergarten Schönbrunn (Vienna Zoo)

마음이 지쳤을 때 가면 좋은 곳, 로맨틱한 데이트를 즐기기에 적합한 곳, 유년시절의 추억을 되새기며 천진난만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 바로 동물원이 아니겠나. 어릴 때 단체 소풍이나 견학으로 동물원을 가면, 신기하고 즐겁기 보다는 부산하고 짜증이 났던 것 같다. 내가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부족해서였을지도 모르겠지만, 더운 날 냄새 나 죽겠는데 줄 맞춰서 걸어야 하고, 더 보고 싶어도 선생님이 가자고 하면 그냥 지나가야 되고, 뭐 그런 것들이 싫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가 동물원은 어른이 되고 난 지금에서야 더 가고 싶고, 생각나는 그런 곳인 것 같다.

P9064213P9064216P9064217P9064218비엔나에 있으면서 꼭 봐야되는 곳들이 참 여러 군데가 있지만 이 쉔브룬 동물원은 정말 꼭 한번 가보기를 추천한다. 우선 세상에서 가장 오래 된 동물원이란다. 거기다 궁전 안에 있으니 그 경치가 또 얼마나 아름답겠나. 늘 가야지, 가야지 생각만 하고 막상 못 가고 있었는데, 이게 왠 걸. 복권을 사면 입장이 무료인 행사가 진행 중인 걸 알게 되어 버린 거다. 평상시 성인 입장료가 14유로인데, 1.10유로짜리 복권을 사면 공짜로 들어갈 수 있다니 이 얼마나 좋은 기횐가. 이게 모두 rabattpir.at  덕분이다. 평상시에 할인 사이트 한 두개는 알아 두면 참 유용한 것 같다. 할인은 무조건 좋아, 다 좋아. P9064222P9064233P9064240P9064250P9064262신기하게 매표소까지만 해도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았는데 입구를 딱 지나자 정겨운 동물원 냄새가 났다. 이 냄새가 왜 역겹지 않고 친근하게 느껴지는지. 들어서자마자 코뿔소와 사슴이 먹이를 먹고 있었는데, 이 친구들을 보자마자 초등학생이 견학 온 듯이 갑자기 막 설레는 마음이 일었다. 뭔가 걸음걸이도 더 귀엽고 신명나진 것 같고. 이 동물들은 맹수가 아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참 울타리가 높지 않은 곳에 살고 있었다. 특히 두번 째 사진의 뿔 달린 사슴은 마음만 먹으면 당장 뛰쳐나올 수 있을 것만 같은 허술한 우리 속에 있어서 사진 찍다가 화나게 할까봐 뭔가 무서워지려고까지 했다.  사람들 걸어다니는 곳에 새가 나와 있지를 않나. 정말 가까이서 동물들을 볼 수 있는 곳이구나, 싶었다. P9064266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동물원의 꽃은 맹수가 아니겠나. 호랑이, 사자님이 보고 싶어서 안내도를 확인해봤다. 동물원이 어찌나 큰 지. 먹고 쉬고 하면서 놀면 문 닫을 때까지 있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P9064394P9064269P9064275호랑이는 너무 구석탱이에 숨어 있어서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재규어와 사자는 비교적 가까이서 잘 볼 수 있었다. 동물원에 오면 늘 느끼는 거지만, 드넓은 벌판에서 사냥하고 살아야 하는 동물들을 너무 작은 우리 속에 가둬두고 구경하는 것이 참 가혹한 것 같다. 특히 재규어는 혼자 있어서 그런지 더 작은 우리에 있는 것 같았고, 정말 답답해 보였다. 사자들도 지쳐서 잠만 자고 있고.  사람인 나도 더운 날씨인데 털 난 동물들은 오죽 하겠나. 씁쓸한 마음을 안고 다음 동물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P9064291P9064288P9064292P9064297Imperial breakfast pavilion은 지금은 카페 겸 레스토랑으로 사용되고 있다. 1~2년 된 인조 건물들만 있는 동물원이 아니라, 궁전 속에, 진짜 숲 속에 지어진 동물원이라는 것을 작은 디테일들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게 쉔브룬 동물원의 진짜 매력이다. 하마도 코알라도 자고 있는 점심 무렵, 기린들은 풀을 뜯어 먹느라 정신이 없었다. 저렇게 크고 육중한데 왜 내 눈엔 다 귀엽게만 보일까. P9064307P9064312P9064315P9064356아쿠아리움에도 귀요미들이 많았는데 신기하게 다 과일들을 먹고 있었다. 열대어들은 멜론을 뜯어먹고, 거북이는 바나나를 뜯어먹고. 원래 얘네들이 먹는 건 저런 음식이 아닐텐데. 먹어도 되는 건가. 나쁜 건 아닌가. 궁금한 게 많았는데 물어볼 데가 없어서 아쉬웠다. 그리고 귀요미들 중의 귀요미는 펭귄이었는데 어찌나 구경꾼들에게 애교가 많은지, 움직임도 많고 귀여워서 눈 떼기가 힘들었다. P9064322 P9064332 P9064337다음은 오랑우탄과 침팬지가 살고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런데 오랑우탄 한 마리밖에 없고 나머지들은 어디 있는건지 당최 찾을 수가 없었다. 이 외에도 쉔브룬 동물원의 유명한 판다도 자리를 비우고 있었고, 광고하던 북금곰도 아직 우리를 짓고 있는 중이어서 놓친 동물들이 꽤 됐다. 그래도 아쉬워할 수만은 없잖아. 박지선 언니 사진에 힘을 얻어서 다음 동물들에게로 고고. 아 진짜 볼수록 박지선 닮았어. P9064360P9064365P9064389P9064403동물원 지도에서 위쪽, 숲 속 코스를 돌아 다시 처음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 숲 속 동물원에는 늑대를 비롯해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가축에 해당하는 동물들의 우리가 곳곳에 있었다. (그다지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아서 사진은 따로 찍지 않았다. 소, 닭, 토끼 같은 가축들이 있었다.) 제법 긴 코스라 둘러보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그래도 울창한 나무 숲 사이로 좋은 공기를 느끼며 산책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놓치지 않고 본 곰과 원숭이들. 정말 동물들을 원 없이 본 하루 였다. P9064392P9064400P9064409숲에서 내려와 다시 둘러보니 처음엔 동물들에게 집중한다고 보이지 않았던 경치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파란 하늘 아래로 보이는 동물원이 너무 예뻤다. 꽃들은 또 어찌나 예쁘게 피어있던지. 냄새나고 먼지 많은 동물원이 아니라 깨끗하고 아름다운 공원같은 느낌이었다. 이렇게 아름다워서인지 구경꾼들도 정말 많았는데, 아이들과 가족단위로 온 사람들부터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 커플, 관광객들까지 그 종류도 다양했다. 비록 이번에는 좋은 기회로 공짜로 구경을 하긴 했지만, 14유로의 입장료를 주고 들어왔어도 후회하지 않았을 것 같다. 이렇게 아름답고 특별한 동물원, 정말 한 번 볼만 하지 않나.   P9064413동물원 구경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쉔브룬 궁전의 아름다운 자태가 나를 다시 감동 시켰다. 정말 이런 궁전 속에 동물원이 있다니 생각할수록 신기하고 특별한 것 같다. 좋은 날씨와 아름다운 하늘 덕분에 더 특별했던 하루였다. 볼 수록 매력 있는 비엔나. 파도파도 그 매력이 끝이 없는 것 같다.

오스트리아 로컬와인을 맛볼 수 있는 축제, “WEINFEST GUMPOLDSKIRCHEN”

비엔나로 건너 온 이후로 정말 즐겨마시고 있는 오스트리아 각 지방의 로컬 와인들. 사람들의 와인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와인 관련 행사들도 참 많이 열리는 것 같다. 지난 봄, 비엔나의 Stammersdorfer에서 열렸던 와인 행사에 놀러 갔던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Lower Austria의 Gumpoldskirchen에서 열린 와인 축제를 구경하러 갔다. 사실 이름만 축제지 행사의 규모는 작은 마을 한 골목에서 열리는 단촐한 행사라고 보면 된다. 아무래도 작은 규모의 와이너리들이 직접 운영하는 와인바우들이 밀집되어 있다보니 저렴한 가격에 신선한 와인과 각종 간식거리들을 즐길 수 있어서, 굳이 행사 기간이 아니라도 놀러 가기 좋은 곳인 것 같다.

weinfest1weinfest2weinfest3weinfest4나와 일행들은 차로 Gumpoldskirchen에 미리 도착했지만, 기차를 타고 오는 친구들을 기다리느라 기차역에 잠깐 들렀다. 비가 올 거라는 예보때문에 걱정을 하면서 갔는데 하늘이 어찌나 파랗고 예쁜지 넋을 놓고 셔터를 눌렀다. 10분여 뒤에 도착한 친구들 일행들과 행사가 열리고 있는 골목으로 향했다. 입구에서부터 짐작되는 아담한 골목 사이즈. 크다고 좋은 축제는 아니지 않나.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펼쳐진 광경에 사실 정말 깊이 감탄했다. 어느덧 가을 느낌이 물씬 풍기는 높은 하늘과 단풍나무의 색감이 얼마나 예쁘게 어우러지는지, 이건 실제 풍경인지 그림책 속의 한 페이지인지 구분 가지 않을만큼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우선 축제의 전체적인 느낌을 살펴보기 위해 골목의 끝까지 걸어가보기로 했다. 

weinfest8weinfest5weinfest6골목의 가장 안 쪽에 위치한 Weinbau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테이블 위에 축제관련 책자와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는 종이가 놓여 있었다. 전체 Weinbau들에 대한 지도도 첨부되어 있었는데 한 곳에서 딱 한 잔씩, 모든 Weinbau들을 둘러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축제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일요일이라 그런지 그렇게 붐비지도 그렇게 한산하지도 않은, 딱 좋은 분위기였다. 탁 트인 포도밭을 배경으로 와인을 마시자니, 와인 맛이 꿀 맛이었달까.

weinfest7weinfest9weinfest10weinfest11그렇게 한 군데 한 군데씩 들르며 와인을 마시기 시작했다. 여러가지 간식거리들도 먹을 수 있었는데 여러가지 스프레드들과 빵을 함께 먹을 수 있는 기본 메뉴부터 치킨 바베큐까지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었다. 놀이동산처럼 총쏘기 게임을 하는 곳도 있었고, 한쪽 구석에 마련 된 작은 스테이지에서는 컨트리 음악도 연주하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전통 의상인 딘들(Dirndl)을 입은 사람들이 많아서 뭔가 더 시골스럽고 정겨운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나도 한 벌 사서 입어보고 싶은데, 딘들은 다 핸드메이드라 한 벌에 200~300유로씩 한다. 너무 비싸서 포기. 한복도 없는데, 좀 오버긴 하지. 분위기가 무르익고 저녁이 다가올 무렵에 퍼레이드가 시작 되었다.

weinfest12 weinfest13 weinfest14사실 퍼레이드라고 해봤자 20~30명 남짓한 사람들이 우루루 지나가는 것이 다 이긴 했지만 그래도 골목이 워낙 작다 보니 그 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기엔 충분했던 것 같다. 마을의 깃발을 들고 선두에 선 사람 뒤로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들, 와인의 왕과 왕비, 그의 시녀들까지, 하는 사람들도 즐겁고 보는 사람들도 즐거운 행복한 이벤트였다. 이렇게 소박한 볼 거리가 지나자 우리는 또 와인 마시기 삼매경. 마셔도 마셔도 샘솟는 우물물 같이 마셔도 마셔도 끝이 없는 Weinbau들.

weinfest15결국 열 대여섯군데 되는 Weinbau 투어는 끝까지 마치지 못했지만, 정말 즐거운 하루였다. 다들 다음 날 출근하는 월급쟁이 친구들이었지만 내일 걱정따위는 내일 해도 늦지 않다. 다들 8~9잔에서 마무리 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각 1병 정도 마신 거니 결코 적은 양은 아니다. 그래도 음악이 있고 흥이 있고 신선한 와인이 있는 이런 축제를 누가 마다하랴. 이제 일요일은 좀 피하자고 이야기 하긴 했지만 그래도 또 일요일에 놀러나갈 거 나는 다 알지롱. 그래도 당분간 와인 생각은 안 날 것 같긴 하다. 집에 갈 즈음 되어서는 비가 부슬부슬 오기 시작했다. 낮동안 예쁜 날씨를 지켜 준 하늘이 왠지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