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month: July, 2013

실레시아 지방의 요리, Kluski śląskie (Kluski slaskie) 도전

얼마 전에는 폴란드식 만두인 피로기를 만들었었는데, 오늘은 또 다른 폴란드의 가정식 Kluski śląskie에 도전 해보았다. 오스트리아에 와서 폴란드 음식만 만드는게 이상하겠지만, 폴란드인이신 M의 어머니께서 무한 레시피를 제공해주고 계시기 때문에, 자꾸 만들어보게 된다. 제목에서 말한 실레시아 지방(Silesia)은 폴란드 서남부와 체코 동북부에 걸친 지역의 역사적 명칭이다. 여러 민족이 뒤섞여 살았고, 석탄 등의 자원이 풍부하여 이 지역의 귀속을 두고 다툼이 잦았다고 한다. [위키피디아-실레시아] 어쨌든 이 실레시아 지방 중 가장 큰 곳이 바로 폴란드의 브로츠와프라는 도시인데, 이 곳이 바로 M의 어머니의 고향이다. 즉 이 레시피는 오리지날이란 말씀. 요리의 이름인  Kluski śląskie는 영어로 하자면 Silesian dumplings, 실레시아 지방의 만두라는 뜻이다.

Kluski 2Kluski 1우선 재료는 크게 특별할 것이 없다. 샐러드용 감자가 아닌 좀 더 부드러운 감자인 ‘Heurige’ 감자와 감자 전분 가루만 있으면 기본 재료 끝. 소스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서 추가 재료 준비가 달라지겠지만, 나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양송이 버섯 & 양파 소스를 만들기로. 소스는 기름을 조금 두른 팬에 양파와 양송이 버섯을 넣어 충분히 익혀주고, 마지막에 버터를 조금 넣어주면 끝. 간은 소금과 후추로 한다. 양송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베이컨을 이용해도 좋고, 아예 고기를 이용한 요리를 만들어 얹어 먹어도 좋다. 자자, 그건 취향대로 하기로 하고.

Kluski 3Kluski 4Kluski 5정신없이 요리하다보니 디테일한 사진들을 많이 놓쳤는데 딱히 복잡할 것이 없으니 그냥 말로 설명하겠다. 우선 감자를 소금물에 푹 삶아낸 후 곱게 으깨준다. 이 Heurige  감자는 하도 타박해서 포크로만 뭉개줘도 잘 뭉개지므로 힘들 것은 없다. 그리고 으깬 감자를 충분히 식혀준 후 전분가루를 재료의 1/4만큼 넣어서 만죽을 만든다. (이 때 감자를 충분히 식혀주는 작업이 중요하다. 전날 저녁에 감자를 미리 삶아 두어도 좋다. 감자가 충분히 식지 않으면 반죽이 잘 안 만들어 진다.) 그런 다음 손가락 두세개만한 크기로 빚어서 끓는 물에 데쳐내면 완성. 중간이 살짝 들어가 있는 이유는 소스가 고이게 하기 위함이니 모양에 너무 집착하지 않아도 좋다. 생각보다 조금 크게 만들어진 감이 있지만 그래도 맛만 좋다면 무슨 상관이겠나.

Kluski 6데친 반죽에 미리 준비해두었던 양송이 소스를 얹어서 먹으면 요리 완성. 취향에 따라 소금 간을 더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 정말 간단하지 않나. 우리나라 수제비도 만들려면 국물도 내야하고 야채도 많이 썰어 넣어야 하는데, 이건 정말 초간단 레시피이다. 물론 소스에 좀 더 공을 들이게 되면 레시피가 더 복잡해질 수도 있겠지만, 양송이 소스만으로도 충분히 맛있다. 주 재료가 감자이다보니 배도 부르고 감자 특유의 쫀득한 맛이 있어서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도 잘 맞을 것 같다. 폴란드는 주식이 감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감자를 많이 먹는 것 같다. 여러가지 음식을 먹어봤지만 늘 감자가 들어가는 것 같다. 피로기만큼 손이 많이 가지도 않으면서 감자의 맛을 잘 살린, Kluski śląskie. 한번 도전해볼만 하지 않나. 별다른 재료가 들어가지 않아서 우리 나라에서도 충분히 쉽게 따라만들 수 있을 거다. 다음엔 꼭 오스트리아 요리를 해봐야지.

비엔나의 교통과 문화의 중심지, Karlsplatz 그리고 Karlskirche.

벨베데레 궁전에 가는 길에 지났던 Schwarzenbergplatz, 슈테판 성당 앞에 있는 Stephanplatz에 뒤를 이어 오늘 소개 할 곳은, 비엔나 교통과 문황의 중심지 Karlsplatz이다. 영어로 하면 Charles Square로 찰스 광장이지만, 이 곳은 영어 쓰는 나라가 아니므로 원래 발음 그대로 칼스플라츠라고 하자.

karlsplatz7karlsplatz8karlsplatz9교통의 요지답게 지하철만 세 라인이 만나고 (U1, U2, U4), 온갖 전차며 버스들도 칼스플라츠를 지난다. 멀리서 보이는 민트색 지붕이 바로 칼스플라츠의 상징과도 같은 Karlskirche. 비엔나의 바로크 시대를 상징하는 가장 중요한 종교적인 건물(교회)이고 아름다운 내부 벽화로 엄청난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두번째 사진에 보이는 예쁘장하게 생긴 지하철 출구로 나오면 바로 칼스플라츠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산책나온 가족들, 관광객들, 방황하는 젊은이들까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내리쬐는 땡볕 아래에서도 이 곳을 찾았더라. 정말 요즘 해도해도 너무 덥다. 7월 초에 들어설 땐 하도 안 더워서 유럽의 여름은 이렇게 수월한가보다 했더니, 오늘은무려 40도란다. 육체적으로 무리하는 행동을 하지말라는 정부 방침까지 내려졌다. 아, 험난한 여름이 될 것 같다.

karlsplatz1karlsplatz2karlsplatz3Karlskirche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다가 너무 예쁜 각도가 있어서 재빠르게 셔터를 눌렀다. 나무와 수풀들 사이로 빼꼼히 고개를 내민 Karlskirche 건물이 앙증스럽다. 광장에 들어서니 아니나 다를까 또 뭔가가 벌어지고 있다. 늘 공사 중이거나, 행사 중이거나 둘 중의 하나다. 나의 징크스 아닌 징크스. 스테이지는 POPFEST라고, 자국 밴드들을 소개하고 응원하는 종류의 행사를 위한 것이었고, 노란색의 천막들은 Ottakringer 맥주 페스티벌 행사의 일환이다. 이미 많이 언급했듯이 비엔나에는 정말 온갖 종류의 행사들이 다 열린다. 특히 여름에는 여러가지 축제들이 몰려 있어서 구경거리들이 참 많다. 아 시원한 맥주 한 잔 원샷 하고 싶다.  이 놈의 날씨가 나를 말려 죽이려는 게로구나.

karlsplatz4karlsplatz5karlsplatz6오장육부가 익을 것 같은 더위에 Karlskirche 인증샷만 남기고 얼른 집으로 돌아왔다. 내부 사진이 없는 건, 내부를 안 봤다는 소리겠지. 내부를 안 봤다는 소리는 입장료가 있다는 소리고. 입장료로 8유로나 받고있더라. 물론 내부가 정말 아름답다고는 하더라. 천장을 자세히 보기 위한 엘리베이터 시설도 있고. 입장료를 낸 만큼 볼 거리가 많을 것 같기는 했다. 하지만 손떨려서 관람 포기. 입장료를 받는 교회라니, 됐다. 안 봐 안 봐, 퉤퉤. 이 곳 칼스플라츠는 교통 뿐 아니라 박물관, 공연장 등의 문화 시설이 집중 되어 있다. 그리고 밤 시간에는 약쟁이들의 아지트로도 유명하다고 하는데, 밤에는 절대로 혼자 가면 안되겠다. 그런 데가 몇 군데 있다, Stadtpark 등등. 아무튼 산책삼아, 관광삼아 들려서 구경하기 좋은 곳이니 참고하자. Karlskirche 앞의 연못에 발 하나 담그고 친구들이랑 아이스크림 하나 물고 수다 떨어도 참 좋을 듯. 아, 팥빙수 먹고 싶다.

간만에 영화관 나들이 “Now you see me” @ ARTIS (International)

한국에서는 심심하고 할 거 없을 때마다 영화관을 찾았었는데, 여기서는 그렇게 자주 영화관을 찾지 않는 것 같다. 한국에 비해서 티켓 값이 비싼 것도 있고, 시설이 우리나라처럼 좋지 않아서 이기도하다. 또 우리나라는 영화관에서 외화를 관람할 때 대부분 자막처리가 되는데 이 곳은 대부분이 더빙이다. (티비도 마찬가지.) 멋 모르고 영화관에 들어갔다간 독일어 하는 할리우드 배우들보고 경악해서 뛰쳐나오기 십상이니 조심해야 된다. 물론 게 중에 자막도 없고 더빙도 안 된 오리지날 영화를 상영하는 곳도 종종 있는데, 내가 방문한 ARTIS 극장이 그 중 하나이다. 이병헌 횽아가 나온 RED2를 볼까, Now you see me를 볼까 고심하다가 결국 Now you see me를 보기로 결정했다.

kino1ARTIS 극장은 센터 중의 센터, 비엔나 시내의 완전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U3 Herrengasse 역에서 하차해서 조금 걸어야 된다. 주소는 Schultergasse 5, 1010 Wien라고 하니, 가고 싶은 사람들은 구글맵을 이용합시다. 외관은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그냥 보통 유럽 건물이다. 우리나라 CGV나 Megabox와 비교하면 그냥 80년대 극장같은 느낌이랄까. 다른 극장들도 다 비슷한 것 같다. 특히 이 곳은 오리지날 상영이 대부분이라 다른 극장에 비해 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kino2kino3kino4kino5kino6내부로 들어가니 형광 조명에 포스터들이 쭉 늘어서 있는 것이 비로소 뭔가 극장 느낌이 난다. 티켓 박스에서 티켓을 구매했다. 원래 티켓 가격은 €9.20인데 월,화,수 3일 동안은 티켓이 €6.60. 그래서 왔다. 싸대서. 무슨 놈의 영화 한 편 보는데 13,000~14,000원이나 하나. 3D도 아니고, IMAX도 아니고. 확 비싼 느낌 별로다. 우리나라 극장들도 티켓 가격 인상 했다는 기사를 봤는데, 옳지 않다. 마음에 들지 않아. 여기선 3D나 IMAX 관람하려면 거의 18~20유로 정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할인이나 이벤트는 없는지 평소에 잘 알아두면 싸게 볼 수 있으니 돈 없는 학생들이여 활용하라. €6.60이면 그래도 좀 낫지 않나.

kino7kino8kino9극장 내부는 이렇게 생겼다. 좁고 껌껌하다. 좌석도 별로 없다. 그리고 화면이 조금 너무 위에 있는 느낌이랄까. 목 아플 것 같은 각도다. 여러모로 한국 극장이 그리워진다. 어떻게 보면 내가 한국 극장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어딜 가나 비슷한 인테리어와 서비스, 그런 것들에 너무 물들었었나 보다.  이 곳은 대형 극장들이 마켓을 독점하고 있는 우리 나라와는 실정이 많이 달라서 이런 소규모 극장들이 시내 곳곳에 위치하고 있다. 대형 멀티 플렉스 극장들에 비해서 좀 소박한 느낌이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는 것 같다. 영화가 시작하자 어차피 인테리어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영화에만 몰두하게 되더라. (나를 포함 총 7명이 관객의 전부였다.)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봤다. 문득 이런 소규모 극장들이 점점 사라지는 우리나라 실정이 떠올랐다. 그러니 표 값도 마음 대로 올리고 그럴 수 있는 거 아니겠나. 이 곳이 우리나라보다  진보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어쩌면 이대로가 더 좋은 시스템이라 이런 소규모 극장들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Now you see me 정말 재밌었다. 개봉하면 꼭들 보시라.

도우부터 토핑까지 핸드메이드 피자 만들기

물론 내 블로그는 요리 블로그는 아니지만 이사 후 정말 좋은 주방을 갖게 되었고 시간적 여유도 많아지면서 자꾸 요리에 관심이 가는 것 같다. 한번도 요리에 관심을 가졌던 적이 없었는데, 나도 여자였는지 아니면 나이가 드는건지 아무튼 직접 한 요리를 먹는 게 너무 즐겁고 뿌듯하다. 며칠 전 피자리아에서 피자를 먹으면서 도대체 이깟 피자가 뭐길래, 버섯 좀 얹고, 치즈 좀 얹어 나오는 이걸 밖에서 사먹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물론 우리가 밖에서 음식을 사 먹는 것이 집에서 만들 수 없어서는 아니다. 요리가 하기 싫을 수도 있고, 요리에 투자할 시간이 없는 사람들도 있고, 밖에서 먹는 음식이 더 좋은 사람도 있겠지.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요리해 볼 엄두조차 내지 않고 그냥 밖에서 사먹는 경우가 대부분 인 것 같다. 그래서 한번 해봤다. 그깟 피자.  얼마나 어려운가. 내가 만들어도 맛있을까. 결과는? 대만족.

pizza1pizza2재료 샷이 너무 이쁘게 나왔다. 이른 아침에 찍으며 아직 해가 쨍쨍 안 떠서 사진이 예쁘게 안나올까 걱정했는데 괜한 걱정했다. 재료는 은근히 특별한 게 없다. 밀가루, Germ(이스트), 오레가노, 치즈, 햄, 살라미, 양송이 버섯, 양파, 설탕, 소금, 후추, 피자 허브. 토핑은 원래 취향대로 만드는 거니까 아무거나 올라가도 상관없다. 오늘의 관건은 도우. M 어머니의 레시피대로 만들어봤다. 집에서 만들면 아무래도 사먹는 피자하고 똑같을 순 없겠지만 그래도 일단 정직한 재료로 만든다는 거에 의미를 두고 시작.

pizza3pizza4pizza5밀가루 500g을 보울에 담은 뒤 사진에서처럼 중간 부분을 비워둔다. 거기에 Germ 20g을 으깨서 넣고 설탕을 조금 넣은 뒤 미지근한 물과 함께 조금씩 섞어준다. 15분 정도 두면 보글보글 끓어 부풀어 올라온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pizza6pizza7pizza8거기에 오레가노와 소금을 넣고 물을 조금씩 섞어가며 반죽을 해준다. 물은 총 250g 사용했다. 반죽을 하다가 반죽이 질면 밀가루를 조금씩 넣어가며 되직한 정도를 조절하고 완성 된 반죽은 천을 덮어서 30~40분 그냥 둔다. 반죽이 확 부풀어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신기한 발효의 세계. 다음에는 치아바타를 꼭 만들어 봐야지 후훗.

pizza9pizza10pizza11다른 재료들은 그냥 얹으면 되지만 버섯은 양파와 같이 익혀서 얹기로 했다. 토핑은 자기가 좋아하는 거 먹고 싶은 거 개인 취향대로 올리면 되니까 난 내스타일대로. 먼저 판에 기름을 조금만 바른 뒤에 도우를 예쁘게 펴 준다. M은 촉촉한 도우를 좋아하므로 좀 두껍게 깔았다. 그리고 토마토 통조림 하나를 쏟아서 펴 바른 뒤에 토핑 투하. 치즈도 좋아하는 만큼 듬뿍. 굽기 전인데도 비주얼이 상큼하다. 175도로 예열 된 오븐에서 20~25분 정도 구워주면 완성.

pizza12pizza13pizza14인내의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피자가 완성 됐다. 20분이 아니라 2시간 같았던 기다림의 시간. 고소한 냄새가 나더라니. 역시나 비주얼도 날 실망시키지 않는다. 당장 잘라 먹고 싶었지만 인증을 해야되니까 우선 사진부터 찍었다. 렌즈야 너도 먹고 싶니. 왤케 사진 잘 나왔니. 원래 이탈리아 피자같이 얇은 도우는 아니었지만 촉촉하고 푹신푹신한 이 도우도 나름의 매력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좋은 재료들로 직접 만들어 먹었다는 데 의미가 있었고, 맛도 정말 좋았다. 저 토마토 통조림이 원래 맛있다. 햄하고 살라미도 좋은 걸로 샀고. 물론 시켜 먹는거에 비해서 시간도 많이 걸리고, 돈도 훨씬 비쌌지만,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진 보니 또 먹고 싶네. 참 그러고 보면 피자리아들은 어떻게 장사를 하는지 미스테리하다. 대체 뭘 넣고 만들어야  피자 한판에 4~5유로에 팔 수 있는걸까. 모르는 게 낫겠다. 앞으로 되도록이면 이렇게 만들어 먹도록 해야겠다.

카페 센트랄 (Cafe Central) 에서 오리지날 자허 토르테 (Sacher Torte) 맛보기

비엔나하면 사람들이 떠올리는 것들 중에 ‘비엔나 커피’가 있다. 하지만 비엔나에는 비엔나 커피가 없다. 카페가서 비엔나 커피 주세요 했다가는 망신당하기 쉽상이니 그런 실수는 하지말자. 어쨌든 그만큼 커피하우스는 비엔나 문화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 해왔다고 할 수 있는데,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깊은 오래 되고 유명한 커피하우스가 있다고 해서 방문을 해보았다. 이름은 카페 센트랄(Cafe Central), 주소는 Herrengasse 14, Wien.

central1central2central3원래는 은행과 주식시장으로 사용되던 건물이라고 하는데, 외부 사진을 많이 못 찍었네. 다음에 기회가 있겠지. 이 카페는 1876년에 처음 오픈했다고 한다. 이후 정치적 역사적으로 중요한 일이 있을 때 유명 인사들이 둘러 앉아 회의를 하던 곳으로 유명했단다. 물론 지금은 유명한 관광 포인트이자 비엔나 커피 하우스의 조상님으로 불리우며 카페 계를 군림하고 계신다. 밤 10시까지 오픈한다고 하니 여름이 가기 전에 저녁에 한번 다시 들러봐야 겠다. 야외테이블 자리 경쟁은 좀 치열하겠지만, 여름 밤을 로맨틱하게 즐기기에 여느 바 못지 않게 분위기가 좋을 듯.

central4central5central6카페를 들어서자마자 저 아저씨가 누구보다도 먼저 우리를 반겨준다. 관광객들은 저 아저씨 팔짱끼고 사진도 많이 찍더라. 카페를 둘러보니 역사가 오래 된 곳이라 그런지 조금 올드한 느낌이 든다. 낡았다는 느낌이 아니라 조금 촌스러운 느낌이랄까. 그런데도 고급스러운, 아 고풍스럽다고 하면 맞겠다. 복잡하기도 한 카페 센트랄의 매력. 은은한 피아노 연주가 귀를 살 감는 것이 제법 Cheesy한 곳이다. 그래서인지 관광객을 제외하고는 나이대가 좀 있는 손님들이 많아 보였다. 깔끔하게 정장을 한 웨이터 아저씨가 메뉴판을 주고 갔다. 한번 봐줘야지 또.

central7central8central9그렇게 비싸지 않은 가격에 식사도 할 수 있고, 커피 차는 물론 여러 종류의 케익도 있다. 메뉴판도 귀티가 잘잘 흐르는 것이 맘에 쏙 든다. 그런데 커피 메뉴 사진이 빠졌네. 이런. 대충 기억하기로는 Melnage 한 잔에 4유로 정도 했던 것 같다. 다른 카페와 비교해서 그렇게 비싼 가격은 아니다. 케익들도 4~5유로 사이. 싸다곤 볼 수 없지만 난 싼 거 먹으러 온 게 아니므로 괜찮다. 우선 커피를 주문하고 레스토랑을 둘러보기로 했다.

central10central11central12우선 케익 진열대. 여기서 직접 보고 고르려고 케익은 같이 주문하지 않았다. 역시 보길 잘했다. 마음이 훈훈해지는 저 달달한 비주얼. 모두 다 먹고 싶었지만 나는 자허 토르테(Sacher Torte)를 먹어야하므로 패스. 대신 함께 간 이들이 다른 케익들을 주문했으므로 묻어가기로 했다. 그리고 충격적인 사실. 카페에 울려퍼지던 피아노 사운드는 쌩음악이었던 것이다. 카페 중앙에 피아노가 있으며 연주자가 쉴 틈 없이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해준다. 갑자기 퀄리티가 더 업그레이드 된 카페 센트랄. 역시 넌 날 실망시키지 않을 줄 알았어. 카페 한바퀴 했더니 커피가 먼저 나왔다. Wiener Melnage라고 부르는 저 커피는 비엔나 커피들 중의 하나. 카푸치노랑 비슷한듯 다른, 어색하지 않은 착한 맛. 어느 카페에 가나 있고, 가격도 저렴한 착한 커피다. 한모금 마시고 사진 찍었는데, 티나네.

central13central14central15그리고 드디어 케익들이 나왔다. 레드카펫이라도 깔아줘야하나 귀한 몸들 등장에 난 카메라부터. 가장 위의 케익이 내가 먹은 자허 토르테(Sacher Torte)이다. 자허 토르테야 말로 오스트리아의 전통 디저트라고 할 수 있다. 1832년에 Franz Sacher란 오스트리아 사람이 개발한 케익으로 그의 이름을 따서 Sacher Torte라고 부른다고 한다. 쫀득쫀득한 위의 초콜렛 부분과 부드러운 케익이 어우러져 미친 달달함을 자랑한다. 이래서 넌 커피와 찰떡 궁합인게지. 그리고 초코 생크림 케익 하나와 치즈 케익 하나 추가. 셋 다 너무 부드럽고 달달하고 맛있었다. 하지만 역시 갑 중의 갑은 자허 토르테. 이게 맛 없는데서 먹으면 정말 초코빵인지 뭔지 구분이 안 가는데, 여긴 정말 클래스가 다른 맛이었다. 비엔나를 관광해야한다면 꼭 카페 센터랄에서 오리지날 자허 토르테를 맛보기를 추천한다. 역사 깊은 카페도 보고, 전통 케익도 맛 보고,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도 듣고, 얼마나 좋나. 다만 한가지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건 중국인 관광객들의 똥매너. 관광객들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시끄럽게 떠들고 카메라 플래쉬 팡팡 터뜨려가며 사진 찍어대고. 아무튼 말도 못하게 민폐였다. 밖에 나가서 민폐부리지 말자. 우리 얼굴에 침 뱉는 거 아니겠나.

첫 번째 학기 마무리 기념, 첫 번째 바베큐.

2월 말에 비엔나에 도착해서 4개월 동안, 죽을 힘을 다해서라고까지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꽤 꾸준하고 열심히 독일어 수업을 들었고 덕분에 좋은 성적으로 이번 학기를 마무리 할 수 있게 되었다. 평상 시에 나대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수업 시간에 아주 활발한 학생은 아니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디가면 시험은 또 기가막히게 잘 보지 않나. 다들 수능 보던 때를 생각하면 못 볼 시험도 없다 사실. 솔직히 나이 들어서 시작한 공부에 자신이 별로 없었는데 모든 항목 “sehr gut” 성적을 받고 나니, 그래 요게 바로 학생 신분으로서 느낄 수 있는 성취감이었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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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 등록하고 첫 수업을 듣던 날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직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나를 위해 M이 학교까지 데려다 줬고 이렇게 인증샷도 찍어줬다. 서로 이름을 익히기 위해서 이름표를 만들어서 자리 앞에 두고 구텐탁이니 비게츠니 어렵지 않은 내용부터 공부하기 시작했었지. 선생님이 독일어만해서 충격 받은 것도 생각난다. 그래도 읽을 수 있는 알파벳이라 얼마나 다행이였는지. 아무튼 모든 게 낯설었던 첫 수업이었는데 어느 새 한학기가 훌쩍 지나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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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 끝난 후에 근처에 들를 일이 있었는데,  마지막으로 내가 공부했던 고등학교 건물 앞에서 인증샷 하나 더 남겨주었다. 남는 것은 사진 뿐. 지금 생각해보면 여러모로 열악했고, 반에 적응도 잘 못했던 것 같다. 19살 20살 친구들 틈에 끼어서 뭔가 겉도는 것 같은 느낌이었달까. 영어로 의사소통 안되는 친구도 생각보다 엄청 많았고, 늘 시끄러운 뒷자리 러시아어하는 친구들도 거슬렸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등) 그래도 지나고보니 다 추억인 건, 끝났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여유의 말이겠지. 아무튼 끝났다 드디어.  이틀에 거쳐서 시험을 봤는데 시험이 끝난 날 WG 멤버들끼리 조촐하게 첫번째 바베큐를 하기로 했다. 집들이 파티 때 받았던 바베큐 그릴 개시도 할 겸, 나의 방학 기념도 할 겸, 겸사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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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도착했더니 이미 바베큐 그릴의 숯이 활활타고 있었다. 숯에 불붙이는 거부터 제대로 사진 못 찍어서 아쉽지만, 앞으로도 바베큐는 자주 할 예정이니 괜찮다. 친구들이 삼삼오오 돈을 모아서 선물해 준 바베큐 그릴이라 더 의미가 있다. 선물해 준 친구들을 초대해서 조촐한 바베큐 파티를 할 계획이 있지만, 어쨌든 개시는 우리끼리 먼저 하는 게 순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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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바베큐를 위해서는 양질의 스테이크를 구워야 하겠지만 이번에는 간단히 소세지와 닭고기등 조금 가벼운(?) 메뉴를 선택했다. 사이드로 감자도 좀 굽고, 샐러드도 좀 만들고, 와인도 한 병 열고나서 조촐한 저녁 식사를 시작했다. 매년 시작만 하는 여름맞이 다이어트 중이지만  이 날만큼은 허리띠 풀어놓고 먹었다. 시험 끝난 해방감에, 집에서 바베큐를 즐기는 만족감에, 여름 밤의 운치까지 더해져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 그래도 양심에 너무너무 찔려서 마지막에 구운 마쉬멜로우는 안 먹었는데 아마도 별 차이는 없겠지. 고기 세 판 구워먹고 마지막에 주는 식혜 안먹는거랑 뭐가 다르겠어. 아무튼 이제 방학이다. 세 달 동안 뭐하고 놀지. 헐.